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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3년 8월 22일 18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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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앞으로 골수는 파괴되지 않았지만 제대로 된 피를 만들어내지 못하는 골수 이형성(異形成) 증후군이나 선천성 대사성 질환 등 유사한 질환에도 이 같은 치료의 가능성이 열리게 됐다.
가톨릭대 성모병원 조혈모세포이식센터 민우성(閔寓星), 이종욱(李宗昱) 교수는 악성 빈혈의 일종인 중증 재생불량 빈혈 환자인 김모씨(44·여)에게 주 조직형 A, B, C, DR 중 DR가 맞지 않는 여동생의 조혈모세포를 이식하는 데 성공했다고 22일 밝혔다.
김씨는 조직형이 맞는 공여자가 없었고 면역조절요법도 실패해 그동안 수혈을 통해 치료를 받던 중 4월에 이 새로운 치료법에 따라 여동생의 조혈모세포를 이식받았다.
민 교수는 이식 3주 뒤 김씨의 골수를 검사한 결과 조혈모세포가 골수에 자리를 잡고 제대로 작동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 5월 초 퇴원한 김씨는 현재 특별한 부작용 없이 건강하게 통원치료를 받고 있다.
민 교수는 “중증 재생불량 빈혈의 경우 백혈병과는 달리 환자와 공여자의 조직형 4개가 모두 맞아야만 조혈모세포의 이식이 가능했다”며 “이번 치료법은 이식 거부반응이 특히 센 DR형이 맞지 않으면 대부분 거부반응을 일으킨다는 그동안의 상식을 깬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민 교수팀은 김씨의 여동생에게서 말초 조혈모세포를 기존의 양보다 3배 정도 늘려 공여 받아 조혈모세포가 환자의 골수에 정착할 가능성을 높였다.
한편 서울아산병원에서는 지금까지 중증 재생불량 빈혈 환자 10명에 대해 가족이 아닌 타인에게서 조직형이 약간씩 다른 조혈모세포를 추출해 이식에 성공한 바 있다.
이진한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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