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內 이원호 비호세력 발언은 사실”

  • 입력 2003년 8월 14일 18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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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길승(梁吉承) 전 대통령제1부속실장에게 향응을 제공한 충북 청주시의 K나이트클럽 소유주 이원호씨(50)에 대한 검찰 비호 의혹과 관련, 이씨를 수사해온 청주지검 검사가 검찰 내에 이씨 비호 세력이 있다고 했던 발언이 사실로 확인됐다.

청주지검 추유엽(秋有燁) 차장검사는 14일 오후 브리핑을 갖고 “검찰 내에 이씨 비호 세력이 있다는 말을 한 김모 검사를 상대로 조사한 결과 ‘그 같은 취지의 발언을 한 사실이 있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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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씨의 조세포탈 및 윤락행위방지법 위반 사건 등을 줄곧 수사해온 김 검사는 이날 “1월 볼링장과 관련한 대출 부정사건을 수사하다 1989년 발생한 배모씨 살인사건에 이씨가 개입했다는 진술을 확보, 이 부분에 대한 수사를 하려 했으나 모 부장검사가 ‘시간이 오래 지났는데 해결되겠느냐’고 말려 수사를 중단했다”고 주장했다.

김 검사는 또 “최근 경찰 수사를 통해 이씨의 조세포탈 규모가 6억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했으나 이 부장검사가 내 방으로 와 ‘천천히 해 달라’며 수사 자제를 요구했다”며 “그는 수사 지휘선상에 있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문제의 부장검사는 해명 보도자료를 통해 “조세포탈 및 윤락행위방지법 위반 수사에 대해 나는 조언을 해 줬을 뿐 수사에 간섭하거나 영향력을 행사한 적은 없으며 오히려 수사를 독려하고 수사방법을 가르쳐 줬다”고 말했다.

이 부장검사는 또 배모씨 살인사건 수사 개입설과 관련, “‘14년 전에 발생한 사건을 입증하는 데 어려움이 있겠다’고 말했으며 내사를 말리거나 말릴 이유도 없다”고 해명했다.

이와 관련, 대검 국민수(鞠敏秀) 공보관은 이날 “검찰 내부의 이씨 비호 의혹에 대해서는 현재 청주지검에서 수사가 진행 중인 점을 감안, 적절한 시점을 택해 대검에서 본격적인 감찰조사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참여연대도 성명을 통해 “청주지검 내 이씨 비호 세력이 있다는 의혹이 현직 검사의 폭로로 사실로 확인됐다”며 “검찰은 이씨와 검찰간의 유착 및 비호 의혹에 대해 단순 감찰이 아닌 전면적인 수사를 통해 진상을 규명하고 사실로 드러날 경우 관련자들을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청주지검은 이씨에 대해 조세포탈 및 윤락행위방지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청주=장기우기자 straw825@donga.com

이상록기자 myzodan@donga.com

조인직기자 cij19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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