求職포기 10만명 넘어서…청년실업률 7.5% ‘최악’

  • 입력 2003년 8월 13일 18시 51분


경기 침체의 골이 깊어지면서 고용사정에 ‘빨간불’이 켜졌다.

실업자가 갈수록 늘고 실업률도 높아지고 있다. 특히 취업난이 계속되자 아예 일자리 구하기를 포기하는 ‘구직(求職)단념자’가 10만명을 넘어서는 등 경제성장 잠재력마저 훼손되고 있다.

통계청이 13일 발표한 ‘2003년 7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의 실업자는 78만1000명으로 6월보다 2만6000명 늘었다. 실업률도 0.1%포인트 올라간 3.4%로 조사됐다.

1년 전인 지난해 7월과 비교하면 실업자는 12만2000명(18.5%)이나 늘었고 실업률은 0.6%포인트 올랐다. 또 계절적 변수를 감안한 계절조정 실업률은 △4월 3.2% △5월 3.4% △6월 3.6%로 높아진 데 이어 7월은 전월과 같은 3.6%였다.

사회문제로 떠오른 청년층(15∼29세) 실업문제 역시 개선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7월의 청년층 실업자는 한 달 전보다 1만9000명 늘었으며 실업률도 0.1%포인트 높아진 7.5%로 전체 실업률의 2배를 넘었다.

특히 취업할 의사와 능력이 있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워 아예 취업전선에서 떨어져 나온 구직단념자가 올 7월에는 10만1000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6월의 8만7000명에 비해서는 16.1% 증가한 것이다.

구직단념자가 10만명을 넘은 것은 2001년 9월(11만2000명) 이후 22개월 만에 처음이다.

또 구직단념자를 포함한 취업준비생 주부 등 생산 활동에 참여하지 않는 비(非)경제활동인구도 7월 현재 1412만8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3만5000명(2.4%)이나 늘었다.

김기승(金基承)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취업이 어려워 생산 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인력이 자꾸 고시준비, 유학 등 비경제활동 인구로 빠져나가는 것은 장기적인 경제 성장잠재력을 갉아먹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앞으로의 고용사정도 밝지 않다.

선주대(宣柱大)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실업률과 실업자는 산업 활동 등 경기 동향에 3개월 정도 뒤따라가는 수치”라며 “최근 몇 개월의 경기가 나빠 당분간 고용사정이 좋아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김광현기자 kk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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