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쟁점/'적자 애물단지' 문학경기장 활용방안

  • 입력 2003년 8월 13일 18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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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남구 문학동 문학경기장이 월드컵대회를 치른 이후 ‘적자 수렁’에서 벗어나지 못하자 경기장 활용방안을 둘러싼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경기장을 관리하는 인천시 시설관리공단은 서울 마포구 상암동의 월드컵경기장을 벤치마킹해 여러 가지 수익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인천시 체육시설담당 부서가 “주변 여건을 감안하지 않아 사업 타당성이 부족하다”며 제동을 걸고 나서 양측이 마찰을 빚고 있다.

▽경기장 활용방안=시는 월드컵대회 이후 주경기장 지하 1층∼3층 내부시설 중 8300평을 월드컵기념관, 체육정보센터, 문화예술전시관, 세계민속박물관, 종합식당가, 유스호스텔 숙박시설, 인천토산물전시판매장 등으로 꾸미기로 했다.

그러나 사우나, 헬스클럽, 축구게임장, 웨딩홀, 식당가 등 5개 시설만 입찰을 거쳐 임대하기로 결정된 상태다. 현재 민간 사업자가 시설 공사를 진행 중이며 일부는 9월부터 문을 열 예정이다.

나머지 시설의 경우 사업자가 나서지 않아 시 계획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현재 문학경기장의 연간 수입은 입장료, 임대수익금 등을 포함해 20억원. 그러나 문학경기장 관리에만 연간 50억원 가량이 지출돼 적자액이 매년 30억원에 이르고 있다.

공단은 “적자를 해소하고 공공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수익사업이 필요하다”며 대형 할인매장과 골프연습장의 유치를 추진하고 있다.

㈜월마트 코리아는 300억원을 투자해 주경기장 지하 1층 주차장 2만6696m²에 할인매장을 건설하려는 계획을 최근 공단에 제안했다.

또 다른 사업자는 60억원을 들여 암벽 등이 있는 경기장 외곽 2만9839m² 규모의 야외 공간에 골프연습장을 설치하기로 했다.

▽입장 대립=시 체육시설담당 부서는 “대형 할인매장은 경기장 주변에 신세계백화점, 롯데백화점, 이마트 등 유통시설이 몰려 있어 사업성이 없고 골프연습장은 설치에 거부 반응이 있을 것”이라며 공단의 계획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시 관계자는 “경기장 활용을 위한 장기계획을 마련한 뒤 구체적인 방안을 확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공사는 “서울 상암구장과 같이 경기장 시설 외에 쇼핑가, 음식점 등을 유치해 복합문화공간으로 꾸며야 시민들이 문학경기장을 많이 찾을 것”며 “시가 원스톱 문화휴식공간을 조성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반박하고 있다.

박희제기자 min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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