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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3년 8월 3일 18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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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대통령의 부산상고 동기로 골프용품 제조업체 전무인 정화삼씨(56)는 6월 28일 양 실장의 청주 방문시 행적을 담은 비디오테이프에 향응이 베풀어진 문제의 K나이트클럽 앞에 있는 모습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그날의 술자리’에 참석한 양씨와 오원배 민주당 충북도지부 부지부장(46), K나이트클럽의 실질적 소유주인 이모씨(50), 그리고 골재업자이며 민주당 충북도지부 부지부장 김모씨(58) 등 4명은 모두 정씨의 참석 사실을 부인하고 있다.
이에 대해 충북경찰청의 한 관계자는 3일 “확인 결과 정씨는 분명히 향응 자리에 있었으며 이 사실을 상부에 보고했다”고 말했다. 그는 청와대 인사가 관련된 사건의 처리 관례상 이 보고는 경찰청을 거쳐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실에까지 보고가 됐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현지 경찰에 따르면 정씨는 술자리를 주선한 오씨의 간곡한 부탁으로 이날 서울에서 골프를 치다가 내려온 것으로 알려졌다. 처음에는 술자리 참석을 마다했지만 오씨의 거듭된 요청에 뒤늦게 합석해 30여분간 이들과 함께 있었다는 것.
특히 정씨는 이씨와 충북대 경영대학원 최고위과정을 같이 수료(93년)해 안면도 있다.
청와대는 당초 지방언론의 보도내용을 보고 자체조사를 벌여 양 실장에 대해 주의조치를 내렸다고 지난달 31일 밝혔다.
그러나 양 실장이 접대를 받았다는 보도는 지난달 8일 지역 언론에 처음 나갔으며 이 사실이 경찰이나 정보기관 등을 통해 청와대에 보고됐을 것으로 추정되는 날짜는 이보다 5일 앞선 지난달 3일.
이 때문에 청와대 관계자가 (향응장면이 비디오로 촬영됐다는 사실을 모른 채) 관련자들에게 입단속을 하도록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참석자들이 대통령의 고교동기가 합석한 사실까지 알려지면 괜한 억측을 불러일으킬까봐 스스로 입을 맞추었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경찰청 관계자는 “충북경찰청을 통해 이러한 내용을 보고받은 적이 없으며 청와대에 보고한 적도 없다”고 부인했다.
한편 이날 술자리에는 이들 4명과 정씨 외에 K나이트클럽 지분을 갖고 있는 한모씨(51)와 K나이트클럽 인근에 사우나 시설을 짓고 있는 조모씨(56) 등 7명이 참석했다.
청주=장기우기자 straw825@donga.com
황진영기자 buddy@donga.com
김성규기자 kim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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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사정반 현지조사 내용 ▼
양길승(梁吉承) 대통령제1부속실장의 향응 파문과 몰래 카메라 사건을 조사하기 위해 1일 오후 충북 청주시로 급파된 대통령민정수석실 사정반은 3일째 관계자들을 상대로 조사 활동을 벌였다.
국장 한 명과 총경 한 명 등 5명으로 구성된 사정반은 이번 사건의 핵심 관계자인 민주당 충북도지부 부지부장인 오원배, 김정길씨와 K나이트클럽의 실질적 소유주 이모씨, 술집 종업원 등을 만나 술자리를 갖게 된 경위와 술자리에서 오간 대화, 누가 술값을 지불했는지 등에 대해 조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술자리가 벌어진 K나이트클럽과 양 실장이 묵은 R호텔도 직접 방문해 종업원 등을 상대로 양 실장의 행적과 로비를 받았는지 여부 등 양 실장과 관련된 의혹을 집중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이트클럽 종업원은 “술자리가 끝난 뒤 양 실장의 행적에 대해 물어봤으며, 5시간이나 술집에 머물고도 술값이 40여만원밖에 나오지 않은 데 대해서도 물어봤다”고 말했다.
R호텔 관계자는 “양 실장이 누구와 잤는지, 정상가격보다 50% 할인된 가격에 묵게 된 이유 등에 대해 조사했다”고 말했다.
사정반은 오씨에 대해서는 민주당 충북도지부 사무실에서 조사를 벌였으며, 나머지 관련자들에 대해서는 충북도경 등에서 조사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충북도경 관계자는 “이들은 검찰과 경찰 등 수사기관의 도움은 최소한으로 국한하고 사건 대상 이외의 인물과는 일절 접촉하지 않는 등 동선에 대해 철저한 보안을 유지하며 활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청주=황진영기자 bud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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