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서울대교구 중서울지구 '현대경영과 사목' 워크숍

  • 입력 2003년 6월 29일 17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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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경영학과 신유근 교수(왼쪽)가 신부들에게 인간존중의 경영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이훈구기자
서울대 경영학과 신유근 교수(왼쪽)가 신부들에게 인간존중의 경영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이훈구기자
“사제는 교회 공동체를 이끌어가는 영적 최고경영자(CEO)가 돼야 한다.”

천주교 서울대교구 중서울지구(교구장대리 안경렬 몬시뇰)는 27일 중구 중림동 성당에서 ‘현대 경영과 사목’이라는 주제로 워크숍을 가졌다.

발제자로 나선 서울대 경영학과 신유근 교수는 “3000∼1만명의 신도와 연간 4억∼5억원의 예산을 쓰는 성당의 운영에 현대경영의 기법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며 “교회공동체는 어떤 공동체보다 남녀노소, 가난한 자와 부유한 자, 배운 자와 못 배운 자 등 다양한 연령과 성향의 사람들로 구성되기 때문에 주먹구구식 운영으로는 신도들을 감동시키기 어렵다”고 말했다.

신 교수는 최근 경영학계에서 부각되고 있는 ‘인간 존중의 경영’을 중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 교수는 “조직구성원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열린 경영을 실현할 때 성당의 정체 현상을 해결할 가능성이 높다”며 “잠재능력을 계발하고 공동체적 가치를 심어줄 때 조직의 지속적 경쟁 우위를 이룰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일반 회사와 다른 점은 물질적 이익보다 영적인 이익을 극대화하는 것이 목표라는 것.

안경렬 몬시뇰(원로 사제에 대한 존칭)은 “그동안 사제 중심의 일방적 교회 운영이 많은 문제를 불러왔다”며 “영혼을 구한다는 사명에만 그치지 말고 사목을 필요로 하는 분야나 개인을 찾아가 수요를 창출해내는 CEO적 마인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안 몬시뇰은 “CEO 마인드는 교구에서 나눠주는 사목지침서 등에 의존하지 말고 보다 창조적인 교회운영을 하는 것”이라며 “다른 종교를 벤치마킹하는 등 경쟁 우위를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중서울지구는 가을부터 수도자와 각 본당의 총회장을 상대로 이 같은 워크숍을 계속 벌여나가고 서울대교구에도 워크숍 개최를 건의할 예정이다.

서정보기자 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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