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이후 간혹 지역구인 울산 동구를 방문한 적은 있었지만 3일 동안 머물며 지역구를 누진 것은 선거 때 말고는 거의 없어 이번 방문이 특히 주목을 끌었다.
이와관련해 한 측근은 “대선 이후 너무 오랫동안 지역구를 비워뒀고 지역 주민들의 방문 요구가 잇따라 국회 일정이 없는 시기를 골라 방문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번 울산 방문은 대선 하루 전 노무현(盧武鉉) 후보에 대한 지지철회로 궁지에 몰렸던 정 의원이 정치활동을 본격 재개하기 위한 신호탄이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정 의원은 대선 직후와는 달리 울산에서 매우 의욕적으로 많은 사람들과 접촉했다.
17일 낮 12시 울산공항에 도착한 정 의원은 울산지역 지구당 위원장 등 50여명과 울산 현충탑을 참배한 뒤 인근 식당에서 식사를 했다.
이어 동구지역 경로당과 청년회의소(JC) 사무실을 방문한 뒤 지구당원들과 축구시합을 했다. 다음날 오전 6시부터는 당원과 함께 동구 일산해수욕장에서 환경정화활동을 한 뒤 다시 경로당과 성당 시장 노인회관 등을 방문했다.
19일 상경 직전까지 정 의원은 하수종말처리장과 노인대학 경로잔치 등을 찾았다. 정 의원은 노 후보 지지철회 배경, 현 정부에 대한 평가 등은 철저히 함구했지만 표정만은 매우 밝았다는 것이 측근들의 전언.정 의원의 소탈하고 의욕적인 면을 이번에 잘 보여줬다고 정의원측은 자평하고 있다.
정 의원은 그러나 이번 방문에서 ‘자기 지역구만 챙기는 정치인’이란 불명예도 함께 들어야 했다. 지역구를 벗어난 행사로는 첫날 현충탑 참배가 유일했기 때문이다.
특히 18일 오후 울산시청에서 박맹우(朴孟雨) 시장 등 주요인사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경부고속철도 울산역 유치 대시민 토론회’는 울산의 가장 큰 현안인데도 울산에 머무르고 있었던 정 의원은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한 참석자는 “모처럼 울산을 방문한 정 의원이 울산 전체를 아우르는 행보를 보였다면 더 ‘큰 일’을 할 정치인으로 각인됐을 텐데 ….”라며 아쉬워했다.정 의원의 ‘울산구상’이 어떤 형태로 나타날지 주목된다.
울산=정재락기자 ra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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