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송금 全과정 보고받았다"

입력 2003-06-18 18:31수정 2009-09-29 0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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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 송금 의혹사건을 수사 중인 송두환(宋斗煥) 특별검사팀은 18일 2000년 6월 남북정상회담 직전 김대중(金大中) 당시 대통령이 박지원(朴智元) 문화관광부 장관과 임동원(林東源) 국가정보원장에게서 대북 송금과 관련된 협상 내용과 환전 및 송금 사실을 모두 보고받았다는 관련자들의 진술을 확보하고 수사 중이다.

이 같은 진술이 수사를 통해 사실로 확인될 경우 대북 송금 의혹사건에 대한 최종 책임은 김 전 대통령이 질 수밖에 없어 정치권에 커다란 파장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특검팀과 김대중 정부 고위 관계자 등에 따르면 당시 박 장관은 2000년 3, 4월 4차례에 걸친 북한측과의 남북정상회담 예비접촉 내용을 모두 김 대통령에게 보고했으며, 이 가운데엔 북한측과의 송금협상 내용도 함께 들어있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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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장관은 특히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측이 거액의 경협자금을 요구한 사실과 송금액수를 둘러싸고 북한측과의 줄다리기 협상 끝에 송금액수를 5억달러로 최종 합의한 사실 등을 김 대통령에게 상세히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임 국정원장도 현대측이 경협자금을 북한으로 보내기 위해 환전 편의를 요청한 사실과 이를 승인하고 환전과 송금에 편의를 제공한 사실을 김 대통령에게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대북 송금 과정에 간여한 핵심 관련자들로부터 이 같은 사실을 뒷받침하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팀은 이날 2000년 남북정상회담 추진 과정에서 현대측에서 150억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수수) 등으로 박 전 장관을 구속했다.

박 전 장관은 정몽헌(鄭夢憲) 현대아산이사회 회장의 지시를 받은 이익치(李益治) 전 현대증권 회장에게서 2000년 4월 중순경 금강산 여객선 카지노 및 면세점 설치와 대북사업 전반에 대한 협조 명목 등으로 1억원권 양도성예금증서(CD) 150장(150억원)을 받은 혐의다.

박 전 장관은 또 같은 해 5월 말 이기호(李起浩) 전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에게 현대계열사에 대한 여신 지원을 요청하는 등 산업은행의 현대상선에 대한 4000억원 대출 과정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한 혐의(직권남용)도 받고 있다.

특검팀 조사 결과 박 전 장관은 자신의 측근 김영완(金永浣·50)씨를 통해 정 회장에게 ‘남북정상회담 추진비’ 명목으로 먼저 돈을 요구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특검팀 관계자는 “당시 박 전 장관은 문화부 장관이자 남북정상회담을 위한 김 대통령의 특사 자격이었기 때문에 박 전 장관이 금강산 여객선 카지노 설치(문화부 소관)와 대북 사업 협조(대북 특사 소관) 청탁과 함께 받은 돈은 바로 뇌물에 해당된다”고 밝혔다.

특검팀은 또 현대측이 이 돈 외에도 별도로 250억원가량을 추가로 박 전 장관에게 전달한 정황을 포착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한편 박 전 장관은 이날 오후 서울지법 최완주(崔完柱) 부장판사의 심리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서 150억원 뇌물 수수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하종대기자 orionha@donga.com

길진균기자 leon@donga.com

▼"2000년 4월 총선 전후해 朴씨 받은돈 민주당 유입"▼

여권의 한 관계자는 18일 박지원(朴智元) 전 문화관광부 장관의 400억원 수수 의혹과 관련해 “박 전 장관이 현대에서 받은 돈 대부분이 2000년 4월 총선을 전후해 민주당으로 들어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박 전 장관은 이 돈을 당시 동교동 실세인 A씨를 통해 민주당 총선자금으로 건네줬고 이 과정에 청와대가 개입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특검은 A씨가 총선 직전 (돈을 받기 위해) 청와대에 수시로 드나들었다는 사실도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박 전 장관은 이 사실을 인정할 경우 DJ정부 청와대와 민주당의 도덕성에 치명타가 되기 때문에 자금수수 자체를 끝까지 부인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한나라당 박종희(朴鍾熙) 대변인은 “박 전 장관에게 건네진 돈이 총선자금으로 사용됐을 개연성이 높은 만큼 추가 조사가 불가피하다”며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박성원기자 swpark@donga.com

정연욱기자 jyw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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