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노동자 애환 다룬 책 펴낸 이란주씨

  • 입력 2003년 6월 17일 19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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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맞으면 아프고, 슬프면 눈물나는 똑같은 사람이에요.”

한국에서 일하는 외국인 노동자들의 고충을 상담해 온 한 30대 여성 상담사가 자신이 보고 느낀 노동자들의 삶을 다룬 책을 펴내 화제다.

주인공은 경기 부천시 ‘부천 외국인 노동자의 집’에서 정책실장으로 일하고 있는 이란주씨(35.사진). 그는 1995년부터 외국인 노동자들과 상담하는 과정에서 체험한 이야기를 정리한 책 ‘말해요, 찬드라’(삶이 보이는 창)를 최근 출간했다.

이 책은 외국인 노동자들에 대한 한국인들의 뿌리 깊은 편견과 차별 등을 생활문예지 ‘삶이 보이는 창’에 6년 동안 연재했던 글을 모은 것.

책 제목에 등장하는 ‘찬드라’란 이름은 92년 서울의 한 섬유회사에서 일하다가 경찰과 병원 등의 행정착오로 정신병자로 둔갑해 무려 6년여 동안 정신병원에 감금됐다 풀려나 고국으로 돌아간 네팔 여성 찬드라 꾸마리 구릉(47)을 가리킨다.

이씨는 책에서 과도한 송출 비용, 장시간 노동, 열악한 작업환경, 만성적 임금 체불 등의 피해를 보고 있는 외국인 노동자들의 삶과 한국의 이중적인 외국인 산업연수생제도를 꼬집고 있다.

또 지난해 1월 불법체류 외국인 노동자가 벌인 최초의 파업으로 관심을 끌었던 경기 포천군 A가구의 파업 현장에서 지켜 본 6일간의 기록도 눈길을 끈다.

그는 재일 한국인의 불법체류 실태와 외국인 노동자의 삶 등을 둘러보기 위해 18일 귀국 예정으로 일본을 방문 중이다.

부천지역에는 미얀마와 네팔, 카자흐스탄 등 10여개 국가에서 코리안 드림을 꿈꾸며 찾아 온 1만여명의 외국인 노동자가 거주하고 있다.

부천=황금천기자 kc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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