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총재는 29일 오전 대한상의 주최 조찬간담회에서 "학생들의 잠재력은 비슷한데 어느 지역에 사느냐에 따라 계발이 되고 안되고 차이가 난다"며 "서울에 살면 혜택 받아 좋은 학교 갈 수 있는데 도서에 사는 학생은 고향을 잘못 타고나는 바람에 좋은 학교 갈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없다면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총재는 또 "내신 1등급인 서울 강남과 경남 거제도 학생은 유전적으로 똑같은 능력을 갖고 있다"며 "강남학생은 좋은 여건으로 점수를 높게 받는 것이고 거제도 학생은 '아버지가 일 할 때 배 젓는 것을 도와준 잘못으로 점수가 낮게 나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박 총재는 "이 학교 1등이나 저 학교 1등이 모두 비슷하게 인정받을 수 있도록 내신제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금융계 인사들은 "금융시장이 사실상 마비되고 있는 상황에서 박 총재의 '내신제'주장은 옳고 그름을 떠나 중앙은행 총재가 할 얘기가 아니다"라며 어처구니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박 총재는 작년 9월 강북지역을 민관합동 방식으로 재개발해 고밀도 고급 아파트를 짓도록 특별법을 만들어 추진하면 부동산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본다"고 주장했다가 정부로부터 "지나치게 이상적인 아이디어"라는 지적을 받았었다.
한편 박 총재는 "재산은 자식에게 물려주지 말고 당대 사회에 환원해야 한다"며 "큰 재산을 가진 사람일수록 바람직한 곳에 쓰고, 자산도 이제는 부동산 중심에서 금융 위주로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가 박용성 대한상의 회장으로부터 "동의할 수 없다"는 핀잔을 듣기도 했다.
임규진기자 mhjh2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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