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건평씨 부동산의혹 공세]형편 어려운데 은행서 8억 대출받아

  • 입력 2003년 5월 23일 18시 35분


23일 한나라당 김문수 의원(오른쪽)이 노무현 대통령과 친형 건평씨의 재산관련 의혹을 제기하는 기자회견을 갖는 자리에서 이주영 의원이 보충 설명을 하고 있다.-서영수기자
23일 한나라당 김문수 의원(오른쪽)이 노무현 대통령과 친형 건평씨의 재산관련 의혹을 제기하는 기자회견을 갖는 자리에서 이주영 의원이 보충 설명을 하고 있다.-서영수기자
장수천에 담보로 제공됐다가 경매 처분된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친형 건평(健平)씨 소유 경남 김해시 진영읍 여래리 300여평의 땅을 건평씨의 처남인 민상철씨가 12억100만원을 주고 매입한 것과 관련, 민씨의 12억원 자금출처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나라당은 카드 연체 등을 겪는 등 경제사정이 좋지 않은 민씨가 어떻게 12억원의 거금을 마련할 수 있었는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면서 이 돈의 출처에 대한 수사를 23일 검찰에 정식 요청했다.

▽진영읍 여래리 300여평 땅 처분과정=이 땅은 1987년 7월 건평씨와 노 대통령의 동향인인 오철주씨가 공동으로 매입했다. 이후 1996년 6월 건평씨의 지분 중 3분의 2를 노 대통령의 운전사 출신인 선봉술씨에게 이전, 이 땅의 소유자는 3명으로 늘어났다.

김문수(金文洙) 의원이 경매관련 기록과 토지등기부등본 등을 통해 확인한 결과 생수회사 장수천의 대출금에 대한 담보로 잡혀 있던 건평씨의 이 땅은 대출기관인 한국리스여신에 의해 2000년 9월 경매에 부쳐졌다. 당시 이 땅은 건평씨가 40%, 오씨가 33%, 선씨가 27%를 보유하고 있었고 감정가는 21억8600만원이었다.

그러나 이 땅에 대해 노 대통령은 2002년 5월 당시 관훈클럽 토론에서 89년 7월 자동차 매매상사를 처분한 돈 2억5000만원을 투자해 매입한 뒤 90년 이후 지금까지 계속 소유하고 있으며 땅값은 4억원쯤 된다고 말한 바 있다. 김 의원은 노 대통령의 이 발언록을 공개하면서 진영 땅의 실소유자는 노 대통령이라고 주장했다.

이 땅은 몇 차례의 유찰 끝에 2001년 4월 건평씨의 처남 민씨에게 12억100만원에 낙찰됐다.

▽민상철씨의 매입대금 12억원의 출처=김 의원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경제능력이 없는 민씨가 12억원을 마련했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다”면서 민씨의 금융거래 자료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검찰에 촉구했다.

김 의원은 당시 등기부등본을 확인한 결과 “민씨의 매입자금 12억원은 부산은행에서 8억원, 선봉술씨의 부인 박희자씨로부터 6억원을 빌린 대금 중 일부였다”며 자금출처에 강한 의혹을 제기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민씨는 진영 땅을 매입한 지 1년 뒤인 2002년 4월경 은행 대출금 및 신용카드 대금 연체로 신용불량자로 기록됐다. 김 의원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씨가 부산은행으로부터 8억원의 대출을 받을 수 있었다는 점이 강한 의혹으로 남는다”고 지적했다.

특히 민씨가 신용불량자인 상태에서 은행대출금 이자 월 700만원을 연체 없이 납부한 것에 대해서도 의혹을 제기했다.

김 의원은 민씨에게 6억원을 빌려준 박씨에 대해서도 금융거래 자료 조사를 요청했다. 당시 박씨의 경제사정으로는 도저히 6억원의 돈을 빌려줄 형편이 아니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박씨는 민씨에게 6억원을 빌려주기 직전인 2001년 3월 자신이 살고 있던 실평수 25평의 아파트를 담보로 은행으로부터 2000만원을 대출받고 있던 상황이었다. 이후 2주 뒤 민씨에게 6억원을 빌려 준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은 “부산은행이 경제사정이 어려운 민씨에게 거액을 대출해 준 경위와 25평 아파트를 저당 잡혀 있는 주부가 6억원을 어떻게 동원할 수 있었는지 의문”이라며 “결국 민씨나 박씨 등은 모두 대리인에 불과하고 몸통은 따로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민혁기자 mh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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