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동학혁명 집결지 감나무 고사 위기

  • 입력 2003년 5월 20일 20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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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학농민혁명 당시 농민군의 집결지였던 전북 정읍시 이평면 두지리 말목장터의 감나무(지방기념물 제 110호·사진)가 말라 죽어 동학농민혁명의 주요 유적 하나가 사라질 처지에 놓였다.

말목장터 감나무는 3년여 전부터 수세가 약해지고 고사 현상을 보여 지난해 수액주사와 영양제등을 공급 받았으나 올들어서는 아예 이파리가 전혀 나지 않고 있다.

정읍시는 예산을 확보하고 나무병원 등 전문 업체에 의뢰해 나무를 되살리려고 했으나 업체들이 ‘시기적으로 너무 늦었다’며 입찰을 하지 않아 회생 불가 판정이 내려진 상태.

시관계자는 “수령이 오래된데다 10여년전 부근 도로 확장과 팔각정 공사를 하면서 나무 주위에 복토를 하는 바람에 줄기에 습기가 차면서 나무가 썩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 감나무는 1894년 1월10일 고부 봉기때 농민군이 전봉준 장군을 중심으로 모였던 집결지의 상징. 당시 말목 장터는 사통오달의 교통 요지로 이 감나무 아래에 고부군수 조병갑의 학정을 견디지 못한 사람들이 모여 들었고 전봉준 장군의 주도로 고부 관아를 처들어 가는 출발지가 되기도 했다. 나무의 수령은 180년 가량이며 높이 21m에 둘레 1.8m.

이곳 감나무를 중심으로 반경 2km 이내에는 전봉준 장군의 고택과 만석보, 황토재 등 동학농민혁명과 관련된 유적지가 산재해있다. 정읍시는 이 나무를 특수 처리해 현장에 세워 두는 방안과 베어서 동학기념관에 전시하는 대신 새 감나무를 심는 방안 등을 놓고 전북도와 협의 중이다.

정읍=김광오기자 ko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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