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딴 동교동계 수사에 "정치적 의도"

  • 입력 2003년 5월 15일 17시 08분


코멘트
동교동계가 '수난시대'를 맞고 있다.

김대중(金大中)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과 민주당 대표를 지낸 한광옥(韓光玉) 최고위원이 나라종금 측에서 거액을 받은 혐의로 14일 구속 수감된 데 이어, 김 전 대통령의 장남인 김홍일(金弘一) 의원의 수뢰 의혹에 대해서도 검찰이 수사를 벌이고 있다.

동교동계 핵심인 최재승(崔在昇) 의원도 석탄납품 로비의혹 사건으로 형사처벌될 가능성이 높다.

범동교동계인 박양수(朴洋洙) 의원은 "한 최고위원의 경우, 증거 인멸과 도주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구속됐는데 집권여당 대표를 지낸 분을 시정잡배처럼 취급한다는 모멸감을 느낀다"며 "(동교동계에 대한 수사에) 정치적 의도가 있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동교동계 인사의 잇단 의법처리는 당내 신당 논의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중도파의 한 중진 의원은 "민주당 사수파가 신당 추진파에 맞서 '민주당의 법통과 정통성을 지키자'고 말하기가 어색해져 버렸다"며 "당내에선 '동교동계의 수난시대는 이제부터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다른 대형 의혹 사건에 대한 연루설도 끊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동교동계의 한 핵심관계자는 "DJ의 건강 이상 징후로 가뜩이나 신경이 곤두서 있는데, 동교동계 인사에 대한 검찰 수사와 당내 신당 추진파의 '인적 청산' 주장까지 더해져 동교동계는 그야말로 침통한 분위기"라고 말했다.

부형권기자 bookum90@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