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대전지하철 1호선 "역이름 잡아라"

  • 입력 2003년 5월 14일 18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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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역 이름에 우리 기관의 이름을 넣어주세요.’

대전시가 2006년말 완공 예정인 대전지하철 1호선의 22개 역명(驛名)을 짓기 위해 시민의견을 수렴하고 있는 가운데 역근처 대학과 공공기관, 아파트단지 등이 치열한 ‘이름경쟁’을 벌이고 있다.

역 이름이 자신들을 상징하는 이름이 들어갈 경우 큰 홍보 효과가 예상되기 때문. 심지어 일부 아파트 주민들은 “집값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동구 판암동∼유성구 외삼동 간(22.6km) 대전지하철 1호선에는 22개 역이 들어설 예정. 시는 역명 제정을 위해 정거장 주변 39개 동에 2400매의 설문지를 배포하고 시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시민 의견을 접수하고 있다.

알아듣기 쉽고, 부르기 쉽고 지역의 역사성과 향토성이 밴 명칭을 정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특정단체나 개인업체 등의 이름은 배제하고 공공성을 최대한 살린다는 계획.

이럴 경우 노선이 지나는 ‘대전시청’ ‘정부대전청사’ ‘대전역’ 등 인지도가 높고 오래전부터 시민들에게 알려진 곳은 그대로 사용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대표성을 지닌 명칭이 없거나 신시가지로 여러 아파트 단지가 밀집돼 있는 지역은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대학 경합=동구 대동5거리인 103정거장 주변에는 우송대와 대전대 대전여고 등이 인접해 있는데 지난 1월 대전대에서 먼저 ‘대전대’로 함께 써 줄 것을 시에 요청한 상태.

이에 대해 우송대측은 “우송대가 대전대보다 정거장에서 훨씬 가까이 위치해 있다”며 “당연히 ‘우송대역’으로 되지 않겠느냐”는 반응.

한밭대도 국립묘지 대전현충원 입구인 유성구 구암동 118정거장을 ‘한밭대입구’로 지정해 줄 것을 대학 숙원사업으로 정해 대전시에 건의해놓은 상태. 충남대도 유성네거리인 117정거장을 ‘충남대입구’로 병기해 줄 것을 바라고 있다.

▽기관 및 아파트단지 경합=기관 중 ‘이름 표현’을 요청한 곳은 아직 나타나지 않았지만, 본격적인 역명 제정작업이 추진되면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

서구 둔산동 111정거장 근처에 위치해 있는 법원과 검찰청,충청체신청이 ‘이름 표현’을 요청할 가능성이 크다.

아파트 단지의 경우 서구 둔산동 향촌아파트와 누리아파트, 파랑새아파트, 황실아파트 단지가 밀집해 있는 113정거장이 치열한 경합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유성구 노은1지구 아파트촌인 119정거장 역시 자신들의 아파트 단지가 역명으로 제정되길 바라며 설문조사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한편 대전시는 현재 수렴중인 시민의견을 다음달 초 열리는 대전시지명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같은 달 말에 확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전=이기진기자 doyo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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