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청도 소싸움 동대문운동장에서 본다

  • 입력 2003년 5월 13일 18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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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3월 열린 ‘청도 소싸움 대회’에서 싸움소들이 자웅을 겨루고 있다. -사진제공 경북 청도군
올 3월 열린 ‘청도 소싸움 대회’에서 싸움소들이 자웅을 겨루고 있다. -사진제공 경북 청도군
800∼900kg의 육중한 소가 상대를 무너뜨리기 위해 몸싸움을 치열하게 펼치는 ‘청도 소싸움’이 서울에서 처음으로 열린다.

서울시는 ‘하이서울페스티벌’ 행사의 하나로 경북 청도군의 협조를 얻어 24, 25일 동대문운동장에서 청도 소싸움 대회를 개최한다.

시는 동대문운동장 주차장(옛 축구장)에 모래경기장(모래 높이 20㎝, 지름 25m)을 설치하고 주변에 1만석 규모의 관람석을 마련해 대회를 치를 예정이다. 경기 시작 시간과 입장료는 청도군과 협의하고 있다.

30마리의 청도 소가 서울로 올라와 매일 6시간 동안 7, 8경기를 치른다. 청도 소싸움 한판에 걸리는 시간은 평균 20∼30분. 싸움을 하다 보면 반드시 소 한 마리가 머리를 숙이고 도망가게 되는데, 이때 승패가 결정된다. 이번 소싸움에선 순위를 가리지 않고 소들이 한 번씩만 경기를 치른다. 청도군 관계자는 “소가 한 번 싸우고 나면 지치기 때문에 하루에 한 번 이상은 곤란한 데다 이번 행사가 청도 소싸움을 선보이는 취지로 열리기 때문에 챔피언을 뽑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청도 소싸움을 서울에 유치하자는 아이디어는 주한 미국상공회의소 회장을 지낸 제프리 존스가 냈다. 시 관계자는 “존스 전 회장이 ‘외국인도 참여하는 하이서울페스티벌에 청도 소싸움처럼 가장 한국적인 민속놀이가 들어가야 한다’는 의견을 내 이를 수용했다”고 말했다.고대 농경시대부터 이어져 온 소싸움은 일제에 의해 단절됐다가 1970년대 경북지방을 중심으로 고유 민속놀이로 자리잡았다. 청도군은 1990년부터 소싸움 대회를 열어 한국을 대표하는 민속축제로 발전시켰다.

이광표기자 kp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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