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톡 튀는 농축산물 판촉전

  • 입력 2003년 5월 13일 18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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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 데이(8월18일), 오이·오리 데이(5월2일), 삼겹살 데이(3월3일), 배(Pear) 데이(1월1일)….’

지방자치단체와 농어민단체 등이 농축산물 소비 감소와 가격 폭락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가들을 돕기 위해 각종 ‘데이(Day)’를 만들어 판촉전에 나서고 있다.

이들 ‘농축산물 데이’는 밸런타인데이나 화이트데이 등이 청소년들의 소비를 촉진시키는데 착안해 만든 것으로 해당 농축산물의 이미지를 감안해 날짜를 소리나는 대로 읽거나 한자의 의미를 풀어쓰는 등의 방법으로 제정됐다.

전남도는 전남 쌀의 소비 확대를 위해 8월18일을 ‘쌀 데이’로 정했다. 볍씨 파종에서 수확까지 88번의 손이 간다는 의미의 팔(八)자와 쌀의 한자음인 ‘미(米)’의 가운데 부수인 ‘십(十)’자를 따서 만든 것.

올해 처음으로 5월2일을 ‘오이 데이’로 정한 전남도 농업기술원은 2일 지리산에서 생산자 단체와 함께 홍보활동을 벌였다. 등산객들에게 최상품 오이 5000개를 무료로 나눠주고 오이동동주, 오이소박이, 오이김밥 등 각종 오이 요리 전시회를 열기도 했다.

사단법인 한국오리협회는 5월2일을 ‘오리 데이’로 정해 이날 서울지역의 한 노인복지센터에서 노인 2000명에게 오리탕과 훈제 오리고기를 무료 제공했으며 오리고기 전문 요식업소들도 이날부터 8일까지 오리고기를 20∼30% 할인 판매했다.

경기 파주시와 파주 축협은 지난해 3이 2번 겹치는 3월3일을 삼겹살을 먹는 ‘삼겹살 데이’로 정해 2년간 판촉행사를 벌였다.

경남농협지역본부 관계자는 “6월6일과 9월9일도 삼겹살 데이로 정해 행사를 벌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배 데이’는 ‘나주배’로 유명한 전남 나주시가 새해 첫날을 시작하면서 ‘배(倍)로 열심히 일하고, 남에게 배(倍)로 베풀고 사랑하며, 배(倍)로 수확하고 배(梨)처럼 달콤한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한다’는 의미로 올해 처음 제정했다.

농어민 단체는 아니지만 학교폭력대책국민협의회는 매년 10월24일을 ‘둘(2)이 사(4)과하는 날’이란 뜻에서 ‘애플(Apple) 데이’로 정했다. 용서와 화해의 마음을 표하는 사회 분위기 조성을 위해 그 징표로 ‘사과’를 선물하자는 게 이 운동의 취지. 농협은 지난해 이 운동에 공감해 행사지원과 홍보활동에 나서고 있다.

광주=정승호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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