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우리고장 모임/부천 성무정 국궁동호회

  • 입력 2003년 5월 9일 21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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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궁은 양팔만 이용해 활을 당기는 단순한 운동이 아닙니다. 정신을 집중해 시위를 당기기 때문에 정신 수양에도 도움이 됩니다.”

경기 부천시 소사구 심곡본동에 있는 활터 성무정(聖武亭)에는 매주 화 수 금요일 오후 7시만 되면 하루 일과를 끝낸 30, 40대 직장인들이 모여 든다. 전통 무예인 국궁을 통해 심신을 수련하기 위해서다.

대부분의 국궁 모임이 60대 이상 노인층으로 구성되는 것과는 달리 지난해 2월 결성된 ‘부천 성무정 국궁 동호인회’는 회원 46명 가운데 50세 이하 회원이 32명이나 된다. 회원들은 고구려 시대부터 전해 내려오는 전통 활 가운데 지금까지 명맥을 잇고 있는 각궁(角弓·일명 맥궁)을 사용하고 있다.

각궁은 탄력 좋은 대나무를 잘라 좌우 양쪽에 물소 뿔을 다듬어 붙인 다음 대나무 안에 소의 등 부위 힘줄을 두 번 채워 넣는다. 여름 동안 재료를 준비해 10월부터 이듬해 3월 사이 만드는데 3000번 이상 손이 간다.

활은 이 모임의 회원이기도 한 중요 무형문화재 제47호 궁시장(弓矢匠) 김박영(金博榮·73)씨가 만들고 있다. 김씨는 틈틈이 성무정에 나와 회원들의 각궁을 손질하고 자세도 교정해 준다. 이들은 지난해 10월 전국에서 국궁 동호인 1000여명이 참가한 ‘제1회 부천시장기 전국 남녀 궁도대회’를 주최하기도 했다.

또 올 3월 충북 옥천군 궁우회와 친선경기를 갖는 등 다른 지역 국궁 동호인들과도 교류하고 있다.

회장격인 사두(射頭)를 맡고 있는 양준석씨(66)는 “활의 길이가 2m를 넘는 일본 활은 사(射)거리가 고작 수십m 밖에 안되지만 1m 남짓한 각궁은 300m까지 화살을 날릴 정도도 우수하다”며 “국궁 동호인이 더 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032-320-2741

황금천기자 kc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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