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입력 2003년 5월 1일 22시 11분
공유하기
글자크기 설정
3선 의원 출신으로 국회 산업자원위원장을 지낸 안목에서 나온 ‘광주경제 살리기’ 열정은 이미 정평이 나 있다. 마이크만 주어지면 곧바로 “광(光)산업 디자인산업 부품소재산업을 3대 핵심산업으로 키우자”고 역설한다.
“지난 열달 동안 여러분들을 참 많이 괴롭혔습니다. 잘사는 광주를 위해 열심히 일하자는 채찍에 모두 괴로웠을 것입니다. 저도 여러분의 땀이 보람으로 돌아오도록 열심히 뛰겠습니다.”
시장 취임 열 한달 째에 접어든 1일 오전 정례조회에서 시청 직원들을 위로하면서도 지역 경제 살리기 등 평소 자신의 생각을 재삼 강조했다.
그는 광주를 ‘환경모범도시’로 만들겠다는 소신도 좀처럼 굽히지 않는다. 이 때문에 지역개발을 바라는 일부 시민들로부터 불평을 듣기도 한다. 또 그가 ‘성과주의’에 집착하고 지나치게 ‘독주’를 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적인 여론도 없지 않다.
하지만 박 시장이 이 지역의 10년 숙원인 지방청와대 문제를 해결한 것은 박수를 받을 만 하다.
5공화국 시절 대통령 지방숙소로 이용된 서구 농성동 구 전남도지사 공관은 지난해 공무원연금관리공단에 팔려 공무원 아파트로 변할 위기를 맞았다. 이 도지사 공관은 도심에서는 드물게 수림이 잘 가꾸어져 있다. 뒤늦게 환경단체들 ‘개발 반대’를 주장하고 나섰지만 철회 가능성은 희박해 보였다.
그러나 박 시장은 최근 연금관리공단 측과의 담판에서 “시가 공관부지를 사들이거나 다른 땅과 맞바꿔서라도 시민들의 품으로 되돌리자”고 제의, 합의를 이끌어 냈다.
도심지의 상징적인 녹지의 훼손 위기를 막아낸 그가 이번에는 광산구 어등산개발 문제를 놓고 환경단체와 맞서 있다.
버려진 어등산 포사격장 탄착지 일대에 골프장과 테마파크 등 관광휴양시설을 건설하겠다는 계획이 빛을 보려면 우선 84만평 규모의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를 해제해야 한다.
이를 두고 현지 주민들은 ‘조속 개발’을, 환경단체들은 ‘녹지 보존’을 강력히 주장하고 있다. 박 시장이 이 문제에 대해 어떤 해법을 내놓을지 궁금하다.
광주=김권기자 goqud@donga.com
구독
구독
구독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