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여론광장/영어 조기교육은 부모님과 함께

  • 입력 2003년 4월 15일 22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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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의 영어 조기교육에 대한 관심이 날로 커지고 있다. 정식 등록된 외국어학원이 부천지역에만 100여개 이상이다.

대다수 어학원들이 어린이에게 올바른 영어교육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일부에서는 몇 가지 문제점이 발견된다.

우선 하루에 3∼4시간 동안 영어를 가르치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다. 이는 어린이들이 집중하기에 너무 긴 시간이다. 한 반이 20명 이상이거나 수업시간이 30분을 넘으면 어린이들의 주목을 유지하기 어렵다.

교육 경험이 별로 없는 외국인 강사들도 많다. 따라서 영어 교육을 무조건 외국인 강사에게만 맡길 것이 아니라 어학에 능통한 외국인 강사와 어린이를 잘 다룰 줄 아는 한국인 교사가 적절히 협력할 필요가 있다.

가장 중요한 문제점은 영어 공부가 학원이라는 한정된 공간에서만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어린이는 부모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다. 영어 조기교육이 성과를 거두려면 무엇보다 가정에서 부모의 역할이 필수적이다. 외국인 강사가 학원에서 아무리 열심히 가르쳐도 부모가 영어에 관심이 없다면 어린이가 영어에 흥미를 갖기 어렵다.

오늘이라도 아이의 수업을 직접 참관해 보자. 담당 선생님은 어린이에게 부모와 함께 의논해 풀어야 하는 숙제를 내주는 것도 방법이다.

일부에서는 영어 조기교육이 이제 막 한국어를 습득하는 어린이들에게 혼란을 줄 수 있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어린이들의 머리 속에 외국어 습득을 위한 공간은 따로 있다. 싱가포르는 영어와 중국어, 말레이어, 타밀어 등 무려 4개 국어를 공용어로 사용하지만 이 때문에 아이들이 언어 습득에 장애를 일으켰다는 말은 들어본 적이 없다.

영어 조기교육이 어린이들에게 스트레스를 주는 것만은 아니다. 현장에서 가르치다 보면 영어 공부를 재미있어 하는 어린이들이 더 많다. 어린이들이 영어 공부의 즐거움을 누릴 수 있게 하는 것은 부모를 비롯한 어른들의 몫이다.

제이슨 햄 가톨릭대 외국어교육원 초빙교수 jham24@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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