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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3년 4월 10일 21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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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전 만해도 ‘안전 펜스’가 설치돼 차량통행이 없는 썰렁한 거리로 깊은 정적만이 감돈 중앙로는 이날 하루 종일 보행자와 통행 차량으로 붐볐다.
그러나 지하철 ‘중앙로역’ 입구는 시커먼 그을음이 여전히 남아 있는 데다 조화 등이 어지럽게 놓여 있어 중앙로 일대가 ‘참사의 상흔’을 완전히 치유하고 과거로 돌아오기까지는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였다.
대구 중앙로 역 지하철 방화 참사 발생 직후 부분적으로 차량운행이 이뤄졌으나 지상 도로를 떠받치는 구조물이 화염으로 크게 훼손된 사실이 드러나 3월 1일부터 중앙로의 차량 통행이 전면 통제됐다.
그러나 중앙로역 지하공간의 훼손된 구조물에 대한 보강공사가 어느 정도 진척돼 ‘도로 기능에 별 문제가 없다’는 안전진단 결과에 따라 이날 차량 통행이 재개된 것.
차량통행 통제 기간 중 중앙로를 찾던 시민들의 발길이 끊기면서 영업에 큰 타격을 입은 상인들은 누구보다 이 조치를 반기면서 ‘상권 정상화’의 기대에 부풀어 있다.
중앙로와 부근 동성로 일대 상인들은 “당장 지하철 참사가 나기 이전과 같은 수준으로 회복되기는 어렵겠지만 차량통행 재개가 침체된 도심 상권의 정상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입을 모았다.
동성로 상가번영회 관계자는 “중앙로에 시내버스가 다시 다니게 되면 유동인구가 늘어나 이 일대 상인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상인 김윤숙씨(35·여)는 “이 곳에서 장사를 하는 사람들이 그동안 손님이 줄면서 입은 마음고생이 이루 말할 수 없이 컸다”면서 “중앙로가 예전처럼 활기찬 모습을 되찾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중앙지하상가에서 시계상을 하는 김태성씨(30)는 “지하철 참사 직후 90%가량 떨어진 매출이 여전히 제자리 걸음”이라면서 “중앙로 차량통행 재개가 장사에 조금은 도움이 되겠지만 중앙로역의 지하철운행이 완전 정상화 될 때까지는 예전과 같은 매출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걱정했다.
한편 동성로 상가번영회는 9일 오후 5시 대구지하철 중앙로 역 지상 도로에서 ‘대구지하철 방화 참사 희생자를 위한 진혼제’를 열었다.
희생자 유족과 상인 등 300여명이 참석한 이날 행사는 추모사 낭독, 살풀이 공연, 분향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번영회측은 중앙로 통행 재개를 계기로 지하철 참사 희생자들의 넋을 달래고 유족들을 위로하는 행사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지하철 이용객도 크게 늘어▼
대구지하철 방화 참사 이후 부분 운행중인 대구지하철 1호선의 이용객이 지하철 무료 셔틀버스 운행 이후 크게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대구시에 따르면 무료 셔틀버스가 운행되기 시작한 지난달 8일 버스 이용객은 하루 평균 3200명이었으나 한달 후인 8일에는 1만1000여명이나 돼 한달 새 4배 가까이 늘었다.
이에 따라 지하철 이용객도 부분 운행 직후 하루 평균 4만명 정도에 불과했으나 8일에는 4만8000여명을 기록하는 등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다. 시는 지난달 1일부터 전면 중단됐던 중앙로 차량통행이 10일 0시를 기해 재개됨에 따라 지하철 셔틀버스 노선이 단축돼 지하철 이용객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한편 중앙로 일대를 우회하고 있는 기존 지하철 셔틀버스 운행노선은 10일부터 변경돼 교대∼명덕∼반월당∼중앙로∼대구역후문∼칠성∼신천∼동대구역 등 지하철 노선과 일치하게 된다.
대구=정용균기자 cavat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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