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담]울산시국장 뇌성마비 딸 부조금 전액 기탁

  • 입력 2003년 4월 10일 18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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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이 중증 장애인이었던 자신의 딸이 숨진 뒤 받은 부조금 전액을 장애인 복지시설에 기탁했다.

울산시 이수석(李樹碩·52·사진) 건설교통국장은 10일 오전 울산시청에서 자신의 딸(21)이 2일 숨진 뒤 친척과 지인들에게서 받은 부조금 1100만원 전액을 울산시 공동모금회에 기탁했다.

이 국장은 “태어나면서 뇌성마비를 앓아 평생동안 한번도 바깥 구경을 하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난 딸을 생각해 부조금 전액을 딸처럼 몸이 불편한 장애인들을 위해 쓰기로 했다”며 “딸도 저 세상에서 이 사실을 알면 기뻐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동모금회는 이 국장의 뜻에 따라 장애인 203명이 생활하고 있는 울산 북구 강동동 태연재활원과 정신지체장애인 41명을 보호하고 있는 북구 농소동 어울림 복지재단에 각각 500만원을 전달하기로 했다. 나머지 100만원은 정신지체장애인 23명이 생활하는 동구 전하동 울산정신지체인애호협회에 전달할 예정이다.

1976년 12월 과학기술처 7급 공무원으로 공직생활을 시작한 이 국장은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서울의 지하 단칸방에서 신혼생활을 하면서 부부가 자주 연탄가스에 중독됐으며, 당시 임신된 딸이 이로 인해 뇌성마비를 앓게 된 것으로 병원측은 진단했다. 이 국장은 그동안 전세를 전전하다 2000년에 은행대출 등을 받아 울산에 아파트를 장만했다.

울산=정재락기자 ra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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