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인사이드/'2030' 등 인천 대표거리의 밤풍경

  • 입력 2003년 3월 24일 21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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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을 대표하는 거리인 남구 ‘2030거리’와 부평 ‘문화의 거리’, 연수구 송도 ‘인권의 거리’ 등이 밤마다 뿌려지는 수만장의 전단과 유흥업소 호객꾼들로 인해 마치 뒷골목처럼 변하고 있다.

23일 오후 8시 남구 주안1동 주안역 건너편 경향플라자 입구의 2030거리.

인근 나이트클럽에서 나온 종업원 40여명이 홍보 전단을 청소년들에게 나누어주고 있었다. 종업원 한 명이 든 전단은 200∼300장. 청소년들이 전단을 받지 않자 일부 종업원들은 짜증이 나는 듯 하늘을 향해 전단을 수십장씩 뿌려댔다. 2030거리는 순식간에 쓰레기장으로 변했고 취객들은 발로 전단을 걷어찼다.

1999년 인현동 화재 참사 이후 청소년들에게 해방구를 만들어 주자는 취지로 2000년 조성한 2030거리가 청소년을 위한 행사는 뒷전으로 밀린 채 밤마다 쏟아지는 전단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 곳에서 장사를 하는 이모씨는 “명함에서 A4 크기에 이르기까지 저녁마다 뿌려지는 전단이 1만∼3만장은 된다”며 “2030거리의 밤 풍경을 보면 월드컵을 치른 나라로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최근엔 다른 지역의 유흥업소까지 몰려와 전단을 뿌려대고 있다.

관할 남구청은 옥외광고물법을 적용해 지난해 길거리에 뿌려진 전단 119건에 6100여만원을, 올 들어 지금까지 5건에 1000여만원의 과태료를 각각 부과했다. 또 환경미화원 한 명을 이 곳에 전담 배치했다.

부평구 부평4동 진선미예식장 인근 문화의 거리. 1998년 11월 주민에게 휴식과 문화 공간을 제공하기 위해 조성됐지만 호객꾼들의 천국으로 바뀐 지 오래다.

가족과 함께 나들이 나온 최모씨(39)는 “호객꾼들이 ‘예쁜 아가씨가 많으니 꼭 찾아 달라’며 명함을 건네 낯이 뜨거웠다”고 불평했다.

송도 인권의 거리는 밤이면 택시를 잡으려는 취객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인근 룸살롱과 모텔 등은 현란한 네온사인을 밝힌다.

이 거리는 인천시가 1997년 세계 인권선언 50돌을 기념하기 위해 인천상륙작전기념관∼송도유원지 로터리 구간 250m(너비 10m)에 조성했다.

남구 관계자는 “업주에 이어 웨이터 책임자들과 광고물을 줄이기 위한 대책회의를 가질 계획”이라고 말했다.

차준호기자 run-ju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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