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부산항 "이라크전 불똥 튈라"

  • 입력 2003년 3월 20일 21시 44분


이라크전 발발에 따라 우리나라의 해양관문인 부산항이 초긴장 상태에 들어갔다.

20일 부산지역 해운업계에 따르면 아직까지 이라크전으로 인한 별다른 징후는 보이지 않고 있지만 전쟁이 장기화할 경우 물동량 감소와 항로폐쇄 등으로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이에따라 현대상선과 대한통운 한진해운 등 대형 해운업체는 유가인상과 이라크 전쟁 개시로 인해 유럽항로와 미주항로의 컨테이너 운임을 20∼30% 올려 단기적으로는 오히려 수익이 증가할 전망이다. 그러나 장기전에 따른 수출감소 등으로 수출입 물량이 크게 줄어들면 앞으로 큰 피해를 볼 것으로 보인다.

특히 유럽과 아시아를 연결하는 수에즈운하 항로가 전쟁으로 폐쇄될 경우 부산에서 유럽까지 20여일 정도인 운항시간이 아프리카 희망봉쪽으로 우회하면 2배이상 늘어나면서 운임과 보험료가 몇 배 정도 인상되기 때문에 해운업계는 전쟁상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에 따라 수백여개에 이르는 부산지역 컨테이너 운송업체와 하역업체 등도 물동량 감소로 수익이 줄어들 것을 우려해 이라크전이 단기전으로 끝나기만을 고대하고 있다.

또 무역협회 화주협의회는 해운운임 인상에 따라 수출경쟁력이 떨어져 수출업체에 큰 타격이 예상되기 때문에 해운업계에 운임인상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했으나 별다른 효과는 없는 상태다.

무역협회 부산지부는 비상대책반을 구성하고 수출입 차질과 운임 인상 등에 대비해 업체들을 상대로 실태를 파악해 정부측에 대책마련을 요청할 계획이다.

부산해양수산청은 19일 이라크전에 따른 중동지역 운항선박의 안전을 확보하고 테러 등으로부터 선박과 항만시설을 보호하기 위한 해상교통안전 대책을 마련했다.

부산시도 수출 피해업체에 대한 자금지원과 세정지원을 확대하는 등 경제대책 상황실 운영을 강화하고 전쟁에 따른 불안심리 확산을 막기 위한 다각도의 시책을 추진키로 했다.

한편 부산은행은 이라크 전쟁 관련 비상대책위원회를 본격적으로 가동해 500억원의 특별대출자금을 확보해 전쟁 피해를 본 기업에 지원키로 했다고 밝혔다.

부산=석동빈기자 mobid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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