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복지장관의 '입'…보육업무 이관등 개인의견 불쑥불쑥

  • 입력 2003년 3월 18일 19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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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화중(金花中·사진) 보건복지부장관이 보육 출산업무의 여성부 이관 문제나 성분명 처방제 같은 주요 정책에 대해 ‘사견’을 불쑥불쑥 내놓아 논란을 빚고 있다.

김 장관은 17일 기자와 한 전화통화에서 “출산과 보육은 중요한 문제인데 꼭 우리(복지부)가 해야 한다는 부처 이기주의에서 벗어나 여성부에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면 업무를 기꺼이 이관하겠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이어 “이런 생각을 평소에 비공식적으로 여러 사람에게 말했고 최근 여성부에도 전했으며 대통령에 대한 업무보고(27일)에도 포함시킬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김 장관은 관계 부처 협의와 법 개정을 거쳐야 하는 업무이관 문제를 정작 복지부 관계자들과는 논의하지 않았다. 담당 국장은 “전혀 모르겠다. 좀 난감하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김 장관은 공식 업무를 끝낸 뒤 민원인들의 얘기를 듣기 위해 설치한 국립의료원의 ‘야간 장관실’에서 12일 대한약사회 여성 임원들을 만나 “성분명 처방제도화는 꼭 필요한 만큼 반드시 시행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성분명 처방은 의사로 하여금 상품명이 아니라 약의 성분으로 처방하게 하는 것. 이렇게 되면 약사는 같은 성분의 약 중에서 임의로 하나를 골라 조제할 수 있어 약 선택 재량권이 커지는 반면 의사의 재량권은 줄어들게 된다.

의료계는 “특정 이해단체의 관계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처방방식을 바꾸겠다고 말한 것은 의-약-정 합의정신을 무시하는 처사”라며 반발했다.

이에 대해 복지부의 한 직원은 “장관이 직원들과 함께 검토하지 않은 사안을 공식 또는 비공식적인 모임에서 자유롭게 얘기해 당황할 때가 많다”며 “야간 장관실에서 누구를 만나 무슨 대화를 하는지 늘 촉각을 곤두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송상근기자 songm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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