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중고교생 대상 경제교육서적-경제관련 프로그램 쏟아져

  • 입력 2003년 3월 17일 18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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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의 어린이 경제드라마 '동그라미 가족'(왼쪽)과 청소년 창업 프로그램 'TV 비즈쿨'. -사진제공 EBS
EBS의 어린이 경제드라마 '동그라미 가족'(왼쪽)과 청소년 창업 프로그램 'TV 비즈쿨'. -사진제공 EBS

《최근 서점가에는 어린이와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경제 교육’ 관련 서적의 종류와 판매가 눈에 띄게 늘어났다. 또 EBS에서도 어린이, 청소년 경제 교육 프로그램을 편성해 눈길을 끌고 있다. 신용불량자가 270만명이 넘어선 시대.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경제 인식을 심어주는 것은 사회성이나 도덕성을 가르치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교육 과제가 됐다.》

● 경제교육서 어려운 경제원리 쉽게 풀어

인터넷서점 예스24(www.yes24.com)는 27일까지 어린이, 청소년 대상 경제 서적을 구입하는 독자에게 PC용 ‘용돈 기입장’ 프로그램을 증정하는 이벤트를 벌이고 있다. 이 회사 마케팅 담당 임수정씨는 “최근 어린이, 청소년용 경제 서적의 출간이 늘어나고 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추세를 반영해 자연스럽게 이벤트와 연결지었다”고 설명했다.

교보문고(www.kyobobook.co.kr) 광화문점에 따르면 어린이용 경제 교육서는 지난해 1, 2월 42종이었던 것이 올해 같은 기간 60종으로 42.8% 늘어났다. 판매액도 올해 1, 2월 2752만7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판매액(1803만3700원)에 비해 52.6%가 늘었다. 교보문고 이선미 아동팀장은 “아이들도 사긴 하지만 주로 어른들이 선물용으로 많이 구입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2000년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황금가지)가 국내에 출간돼 인기를 끌면서 관심의 대상이 됐던 어린이 경제서적은 이듬해 이른바 ‘경제 동화’를 표방하는 ‘12살에 부자가 된 키라’(을파소)가 나오면서 독립적인 분야로 자리잡았다. ‘12살에 부자가 된 키라’는 지난해 10월 만화로 다시 출간됐다. ‘10원으로 배우는 경제 이야기’(영교) ‘유대인들은 왜 부자가 되었나’(문공사) ‘펠릭스는 돈을 사랑해’(비룡소) 등이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경제 교육서.

주부 김은희씨(34·서울 강남구 대치동)는 “최근 나온 어린이 경제서는 어려운 경제 원리를 간단하고 쉽게 정리해 놓고 있어 저학년의 경우 어른이 먼저 읽고 자녀에게 가르치면 적절한 것 같다”고 말했다.

● TV속 어린이, 청소년 경제 프로그램

EBS는 어린이와 청소년 경제 프로그램을 편성했다. 경제드라마 ‘동그라미 가족’(금 오후 6시55분)은 어린이들에게 용돈관리, 합리적 소비 등 경제의식을 키워주는 시추에이션 드라마다. 주인공은 좌충우돌 말썽꾸러기 ‘오경제’와 친구인 ‘만원’ ‘공주’. 만원은 10원도 아껴 쓰는 짠돌이, 공주는 늘 화려하게 치장하고 다니며 씀씀이가 큰 어린이다.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아버지와 밤낮 복권만 긁어대는 삼촌 등 경제의 가족과 친구들은 ‘돈’과 관련한 다양한 에피소드를 쏟아낸다.

또 EBS ‘TV비즈쿨, 절호의 기회’(토 오후 5시)는 청소년들의 반짝이는 창업 아이디어를 지원해주는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의 인기 코너인 ‘창업열전’에서는 제작진이 학교를 방문해 학생들에게 창업계획서를 모집하고 심사위원단이 평가한 뒤 한 팀을 뽑아 창업장학금 200만원을 전달한다. 지금까지 의류대여 전문점 ‘더 필(The Feel)’, 몸에 붙이는 진동형 알람시계, 인터넷 토털 패션쇼핑몰 ‘에블바디’, 인터넷 쇼핑몰 고객관리시스템 ‘Think-대(大)’ 등 수많은 아이디어가 쏟아졌다.

● 한국청소년 용돈소비 美-日보다 훨씬 많아

지난해 9월 국민은행연구소 조사 결과 한국의 청소년들 중 “한달 용돈의 4분의 3 이상을 소비한다”는 청소년은 82.5%나 됐다. 이는 미국(39.8%), 일본(51.0%)에 비해 매우 높은 수치. 또한 20대 대학생들의 경우 부모에게 경제를 의존한다는 응답은 한국 대학생들은 70.5%를 차지한 반면, 미국은 39.8%, 일본은 51.0%였다.

외환위기 이후 경제는 단순히 책에서 보는 이론이 아니라 생활로 인식되고 있다. 이에 따라 가정에서부터 경제교육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으며, 중고등학교 과정에 자신의 ‘미래설계’와 ‘신용교육’ 등 교육 과정이 포함돼야 한다는 지적이 높다.

TV비즈쿨을 연출하는 EBS 박정민 PD는 “지금까지 청소년들에게는 ‘열심히 공부만 하면 성공한 삶을 살 수 있다’는 말이 유일한 경제교육이었다”며 “그러나 더 이상 시험공부를 위한 경제이론이 아니라 청소년들이 스스로 자신의 미래를 설계하고 실현할 수 있는 실질적 경제교육이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전승훈기자 raphy@donga.com

주성원기자 swon@donga.com

어린이 경제서 베스트셀러 (3월11~17일 자료제공:인터넷서점 예스24)
순위도서 저자/출판사
1 열두살에 부자가 된 키라 보도 섀퍼/을파소
2 만화 열두살에 부자가 된 키라 보도 섀퍼/을파소
3 10원으로 배우는 경제이야기 나탈리 토르지만 외/영교
4 부자국민 일등경제 송병락/김영사
5 대통령의 월급은 얼마일까 황경아 외/영진닷컴
6 키라의 용돈 기입장 을파소 편집부/을파소
7 유대인들은 왜 부자가 되었나 이혜진/문공사
8 어떻게 부자가 될까 롤랜드 모건/사이언스북스
9 용돈 좀 올려주세요 석혜원/다섯수레
10 초등학생이 꼭 배워야 할 어린이 경제 김상원/두산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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