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고개숙인 경북교육계…성추행사건 잇달아

  • 입력 2003년 3월 10일 23시 47분


코멘트
경북지역 교육계에서 성희롱과 성추행이 잇따라 학부모들의 비난을 사고 있다. 안동경찰서는 7일 술에 취한 상태에서 여중생을 성추행한 혐의로 울진 M고교 이모 교사(32·안동시)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씨는 지난 6일 오전 7시 40분 경 안동시 옥동 앞 도로에서 등교하던 여중생을 끌고가 성추행 하려다 여학생이 저항하자 얼굴을 때린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결과 3월 처음으로 교직에 들어온 이씨는 교사임용 축하술을 밤새 마시다 이같은 일을 저지런 것으로 밝혀졌다.

영덕경찰서는 지난달 27일 초등학교 여학생을 상습적으로 성추행한 혐의로 영덕 N초교 이모 교감(58)을 구속했다.

이씨는 지난해 3월부터 자신이 근무하는 학교의 5학년 여학생을 도서실과 사택에서 6차례 걸쳐 성추행했다가 학부모의 고발로 경찰에 붙잡혔다. 이씨는 96년 경산에서 교사로 근무할 당시에도 여학생을 성추행했다가 징계(감봉)를 받기도 했다.

영덕지역 학부모 단체와 포항여성회 등은 성명을 내고 “경북교육청은 문제의 교감을 즉시 파면하고 진상조사를 하라”고 촉구하고 “성추행을 하다 징계를 받은 교원이 다시 같은 일을 한 데 대해 교육청은 책임있는 모습을 보이고 학부모에 사과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앞서 울진 S초등 교장은 이 학교 여교사를 7개월에 걸쳐 성희롱을 했다가 최근 징계(정직 1개월)를 받았다. 이 교장은 회식자리 등에서 수차례 박 교사에게 옆에 앉아 술을 따르게 하거나 귓불을 만지는 등 성희롱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봉화교육청 간부는 지난해 봉화지역 초등 교사를 대상으로 ‘바른 학교문화를 가꾸자’에 관한 특강을 하면서 “교장이 고함을 지른다고 유산을 할 정도라면 ××을 들어내야 한다”는 발언을 했다가 징계(견책)를 받았다.

지난해 9월 안동 B초등학교 최모 교사(28)는 교장 교감이 참석한 회식자리에서 술 따르기를 강요당했다고 주장해 여성부가 진상조사에 나서는 등 물의를 빚었다. 최 교사는 이 사건 이후 유산을 해 유산원인을 둘러싸고 논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경북지역 학교에서 성희롱이 잇따라 불거지면서 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여교사들은 “이번에 드러난 경우는 빙산의 일각”이라며 “특히 초등학교 교장 교감의 뿌리깊은 권위주의가 개선되지 않는 한 이같은 성희롱은 근절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경북교육청 관계자는 “교육계에서 불미스런 일이 잇따라 부끄럽기 짝이 없다”고 말했다.

대구=이권효기자 boria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