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안심기지창 쓰레기더미서 시신 일부 발견

  • 입력 2003년 2월 25일 23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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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과학수사연구소 직원들이 25일 대구 동구 안심차량기지에서 대구지하철 방화 참사 현장에서 수거된 실종자 유류품들을 조사하고 있다.대구〓박영대기자
국립과학수사연구소 직원들이 25일 대구 동구 안심차량기지에서 대구지하철 방화 참사 현장에서 수거된 실종자 유류품들을 조사하고 있다.대구〓박영대기자
대구지하철 중앙로역 참사현장에서 거두어 놓은 쓰레기 더미에서 시신 일부가 발견돼 대구시와 지하철공사 경찰의 사고수습 과정에 중대한 허점이 있음이 드러났다.

25일 오후 6시경 대구지방경찰청과 국립과학수사연구소는 유가족 대표가 참관한 가운데 대구지하철 안심차량기지 야적장에서 사고가 난 중앙로역 구내에서 거두어 놓은 쓰레기 더미 20여자루에 대한 감식을 벌여 사상자들의 것으로 추정되는 복사뼈 2점, 살점이 붙어있는 손목뼈 1점과 이들이 남긴 것으로 보이는 유류품 30여점을 찾아냈다.

국과수 중부분소 서중석 소장은 “야적장에 있는 쓰레기 200여자루 중 일부를 조사한 결과 사망자의 것으로 보이는 유골과 신체 일부를 비롯해 휴대전화, 안경테, 옷가지, 서류뭉치, 주민등록증 등 유류품 30여점을 발견했다”며 “쓰레기 자루를 더 검사해 시신과 유류품을 추가 확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구시 대책본부는 19일 사고 전동차가 옮겨진 뒤 청소용역회사 직원과 군인 등 100여명을 동원해 중앙로역 구내를 청소한 뒤 이를 마대에 담아 안심기지창에 옮겨놓았었다.

대구 달서구 월배차량기지에서 1080호 전동차 시신발굴작업을 벌이고 있는 국과수와 경북대 법의학팀은 24일 79구를 발굴한 데 이어 25일 57구의 시신을 확인하는 등 이틀간 136구의 시신을 추가 확인했다.

이에 따라 신원이 확인된 46구의 시신과, 신원미상으로 병원에 안치된 8구의 시신 등을 포함, 현재까지 사망자는 182명으로 잠정집계됐다. 국과수 관계자는 “정밀 발굴작업을 통해 심하게 훼손된 시체를 10여구 정도 추가 확인할 가능성이 큰 만큼 사망자수는 최소 190명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국과수 집단사망자관리단 이원태(李垣兌) 단장은 이날 오후 4시 대구 중앙로역에서 실종자 및 사망자 유가족들이 모인 가운데 설명회를 갖고, “1080호 전동차 내부에 대해 90% 정도의 감식작업을 끝냈다”며 “6호차에서 55구, 5호차 50구, 4호차 13구, 3호차 2구, 2호차 7구, 1호차에서 1구가 발견되었다”고 밝혔다.조선대 법치의학과 윤창륙(尹昌陸) 교수는 “20년간 국내에서 일어난 대참사에는 거의 다 가봤지만 이번 사고의 시신 상태가 최악”이라며 “발굴이 끝나도 신원 미상으로 남을 시신이 상당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5호차에서 발견된 시신 70여구 중 절반 정도는 섭씨 1000도 이상의 고열에서 3시간 이상 타 재로 변한 상태며, 이로 인해 DNA 분석을 위한 조직 채취도 힘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경찰에 25일까지 접수된 순수 실종자 수는 320명이어서, 감식팀이 이날까지 발굴한 136구의 시신을 감안한다 해도 174명의 생사가 여전히 확인되지 않고 있어 실종자 유가족들의 반발이 예상된다.

대구=조인직기자 cij1999@donga.com

전지원기자 podrag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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