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설연휴 아파트도둑 우유투입구 노린다

  • 입력 2003년 1월 28일 22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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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에 아파트를 비울 때는 현관문의 우유 투입구를 튼튼히 막아야 할 것 같다.

대전 둔산경찰서가 28일 전국을 무대로 50여곳의 빈 아파트를 털어온 오모씨(22) 등 3명을 검거해 조사한 결과 특수 장비를 우유 투입구로 집어 넣어 현관문을 쉽게 열어온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이 사용한 장비는 카메라와 후레쉬 그리고 잠금장치를 여는 장치 등이 부착된 쇠막대기(카메라 받침대), 카메라를 통해 문 밖에서 아파트 안의 상황을 관찰할 수 있는 모니터, 잠금장치를 여는 장치를 작동하는 모터 등이다. 잠금장치를 여는 장치는 모터의 힘을 이용한 것이었다.

경찰조사 결과 이들은 대형 평수의 아파트를 골라 최고층에서 10층까지 내려오며 초인종을 눌러 빈 집임이 확인되면 경비실 인근에서 대기 중인 장비조작책에게 연락을 취했다. 10층 이상 고층의 빈 집을 고른 것은 1층에서 엘리베이터로 올라오는 시간이 길기 때문.

장비조작책은 장비를 바이올린 가방에 넣어 아무런 의심도 받지 않고 경비실을 지날 수 있었다.

아파트 현관문 열기는 간단했다. 우선 우유 투입구로 쇠막대기를 집어 넣어 카메라를 통해 자물쇠의 위치를 확인한 뒤 모터를 작동해 본체 및 보조 잠금장치를 차례로 여는 데에는불과 5분이 걸리지 않았다는 것.

둔산경찰서 김용욱 형사 반장은 “이들은 우유 투입구에 설치한 잠금장치도 드라이버와 쇠망치를 이용해 간단하게 제거한 것으로 드러났다”며 “완벽한 도난방지를 위해서는 우유 투입구를 용접 등으로 아예 틀어막는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같은 장비를 이용해 빈 아파트를 터는 방법을 오씨 등에게 전수해 준 별도의 절도단을 쫓고있다.대전=지명훈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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