在美교포 할머니 ‘개고기 오보’ 가슴앓이 숨져

  • 입력 2003년 1월 14일 18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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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한 방송사가 ‘개고기를 팔고 있다’고 오보를 하는 바람에 심한 정신적 고통을 받아온 재미교포 할머니가 국내에서 갑작스럽게 쓰러진 후 숨졌다.

이 할머니는 최근 이 방송사가 오보를 인정한 상태에서 미국으로 출국하려던 중 유명을 달리해 주변사람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13일 낮 12시10분경 서울 성동구 행당동 왕십리역 국철 승강장에서 뉴욕 플러싱 한인타운에서 ‘나루터’ 식당을 경영하는 박창순씨(63)가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을 거뒀다.

‘나루터’는 뉴욕주의 ‘김씨농장’과 함께 미국 워너브러더스 방송(WB11)이 2001년 11월 몰래 카메라를 동원, 네 차례에 걸쳐 한인들의 개고기 식용 관습을 보도하면서 개고기 파동의 표적이 됐던 곳. 이 방송은 당시 “‘김씨농장’과 ‘나루터’가 개고기를 판매한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뉴욕주 공무국은 같은 해 12월 ‘나루터’가 “개고기를 팔지 않는다”고 공식 확인했다. 오보로 스트레스를 받아 심장병 증세가 악화되어 있던 박씨는 친정어머니(95)의 병세가 나빠지자 지난달 잠시 귀국해 마음을 달래고 있었다.병원 관계자는 “박씨의 사망원인이 심장마비로 나타나면 박씨가 스트레스 때문에 사망했다고 인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유가족들은 사인이 심장마비로 나올 경우 WB11에 소송을 제기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선우기자 sublim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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