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형사재판소 재판관 출마한 서울대 송상현 교수

  • 입력 2003년 1월 3일 18시 51분


“법을 공부한 사람이면 누구나 한번쯤 꿈꿔 볼 만한 자리죠.”

올 3월 출범을 앞두고 있는 국제형사재판소(ICC) 재판관 선거에 출마한 서울대 법대 송상현(宋相現·62·소송법·사진) 교수는 “개인적인 소망도 그렇지만 지난 수년 동안 ICC 개설에 앞장서 온 우리 정부를 봐서라도 꼭 좋은 결과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ICC는 앞으로 인종 청소나 난민 학살과 같은 국제인도법 위반 범죄자들을 사법 처리할 국제기구. 85개국의 비준을 받은 ICC는 18명의 재판관을 선출할 예정이다. 아시아 지역에는 2명이 배당됐는데 6명이 입후보했다. 3일 동아일보 세종로 사옥에서 송 교수를 만났다.

―ICC는 기존 국제재판소들과 어떻게 다른가.

“ICC는 국제법상 범죄자로 취급되는 개인 및 단체를 재판하는 영구 기관이다. 과거의 한시적 국제재판소들과는 성격이 다르다.”

―정부의 추천을 받았는데….

“미국 프랑스 영국에서의 유학, 국내 판검사 생활에서 얻은 실무지식, 30여년간의 교직 생활 등 상대적으로 다양한 경험을 인정한 것 같다.”

―경쟁자들은 누구이고, 당선 가능성은….

“키프로스, 캄보디아, 몽골, 피지, 사모아에서 각각 사법계 최고 인사들이 출마했다. 서울에 주재하는 ICC 비준국 대사들을 상대로 한 표를 호소하고 있다. 이 달 안으로 뉴욕의 유엔 본부에 가 관계국 인사들과도 접촉할 예정이다. 꼭 당선되라고 각계 인사 150여명이 후원회(회장 한승주·韓昇洲 고려대 총장 서리)까지 결성해 주었다.”

―미국 중국 러시아는 ICC를 비준하지 않았는데….

“ICC를 개설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해온 유럽연합(EU)의 위상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개인적으로 ICC의 미래가 밝다고 본다.”

―미래의 ICC 재판관을 꿈꾸는 젊은이들에게 한마디 조언한다면….

“ICC만 해도 국제감각을 갖춘 한국의 젊은 인재들이 일할 수 있는 자리가 꽤 있다. 국가적 차원에서 인적 자원 관리가 잘 돼 있지 않아 적임자가 있어도 국제기구와 연결되지 않는 측면이 있다. 재판관이 된다면 인재들의 ICC 진출을 적극 돕고 싶다.”

김정안기자 cred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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