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인 18명 보험설계사 자격시험 도전

  • 입력 2003년 1월 3일 18시 45분


앞을 전혀 보지 못하거나 제대로 볼 수 없는 시각장애인들이 금융직종인 보험설계사 자격시험에 처음으로 도전해 관심을 끌고 있다.

3일 서울 관악구 봉천동의 실로암시각장애인복지관에서는 보험업계에서는 처음으로 시각장애인 18명이 보험설계사 자격시험을 치렀다. 이들 중 9명은 앞을 전혀 보지 못하는 1급 시각장애인이고 나머지 9명은 저시력 장애인이다.

이날 시험을 주관한 손해보험협회측은 정상인의 경우 보통 시험시간이 50분이지만 응시자들이 시각장애인이라는 점을 감안해 오후 2시부터 6시까지 4시간 동안 시험을 치를 수 있도록 배려했다.

1급 시각장애인들의 경우 읽어주는 문제를 듣고 점자로 답안을 작성하면 이를 손보협회 감독관이 OMR카드에 써넣는 방식으로, 저시력 시각장애인의 경우는 글자를 크게 확대한 문제지와 답안지로 시험을 치렀다.

이날 시험을 치른 시각장애인들은 그동안 영어회화 관련 회사의 텔레마케터로 활동하다 계약이 끝나자 보험설계사 쪽으로 방향을 바꾸었으며 한 달여간 점자와 녹음테이프, 글자를 크게 확대한 도서 등으로 시험공부를 해왔다.

시험결과 발표는 6일. 합격하는 시각장애인들은 복지관 안의 별도 작업시설에서 S화재보험의 금융상품을 안내하는 텔레마케터로 일하게 된다.이 진기자 le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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