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김해, 고난과 영예가 교차한 1년

  • 입력 2002년 12월 22일 18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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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고난과 영예가 한꺼번에 몰아 닥치기도 어려울 겁니다.”

‘가야 고도(伽倻 古都)’인 경남 김해시는 올해 대형사고와 자연재해, 대통령 배출 등 굵직굵직한 뉴스를 쏟아내며 관심의 도시가 되기에 충분했다.

봄비가 내린 4월 15일. 김해 돗대산 정상에서 중국국제항공공사 민항기가 추락, 129명이 숨지고 37명이 부상하는 참사가 발생했다.

사고수습대책본부가 차려진 김해시청을 비롯한 김해지역은 유족과 조문객, 취재진 등으로 한달 이상 붐볐다. 이 사고와 관련된 보상문제와 위령탑 건립 등은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다.

지방선거를 치르고 월드컵 4강의 환희도 가라앉을 무렵인 8월초. 자연재해가 김해를 덮쳤다.

600㎜에 육박하는 집중호우가 내리면서 한림면 일대가 물에 잠겨 1200여가구 3300여명의 수재민과 2800여㏊의 농경지가 침수되는 사상최악의 수해가 발생했다.

‘천재(天災)냐 인재(人災)냐’의 논란 속에 대체적인 수습은 끝났으나 140여가구의 수재민은 컨테이너에서 겨울을 나고 있다.

다시 10월에는 3선의 송은복(宋銀復)시장이 골프장 조성사업과 관련, 건설업자에게서 돈을 받은 혐의로 검찰로부터 사전구속영장이 2차례 청구돼 파문을 불렀다. 송 시장이 혐의를 강력히 부인하는 가운데 영장은 기각됐고 재판이 진행중이다.

대통령 선거 결과에 대한 예고였을까. 6월 지방선거에서는 ‘대통령 후보의 고향’이라는 배경을 업고 출마한 민주당 최철국(崔喆國)후보가 40% 이상의 득표율로 관심을 끌었다.

12월 19일.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당선자는 ‘각본없는 드라마’를 연출하며 대선승리를 일궈냈다. 달갑잖은 일들로 주목 받던 김해가 대통령을 배출한 ‘자랑스런 땅’으로 다사다난(多事多難)했던 1년의 마침표를 찍는 순간이었다.

지역 주민들은 “새해에는 모든 생채기를 치유하고 ‘김해의 아들’ 노 당선자가 펼치는 희망의 정치를 보았으면 한다”고 입을 모았다. 김해〓강정훈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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