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어려운 동네 장애인에 새집 선물

  • 입력 2002년 12월 16일 21시 17분


전남 순천시 낙안면 창령마을회관에서 임시로 기거하고 있는 정신장애자인 신치우씨(48·전남 순천시 낙안면 창령마을) 부부는 요즘 새로운 보금자리를 갖게 될 꿈에 부풀어 있다.

마을 주민들이 지붕이 무너지고 안방이 주저앉는 등 폐가(廢家)나 다름없던 집을 허물고 신씨 부부를 위해 새집을 짓고 있기 때문이다.

50여가구 130여명의 주민들은 신씨 부부가 다른 사람의 농토를 빌려 농사를 짓고 있는 어려운 형편에서 쓰러져가는 집을 보수를 할 엄두를 내지 못하자 새 집을 지어주기로 한 것.

1000여만원의 공사비가 소요되는 이번 집짓기에 주민들이 먼저 150만원을 내놨다.

주민들의 사랑의 집짓기 소식이 알려지자 이번에는 순천시와 낙안면, 지역 민간사회단체, 사찰 등에서 십시일반으로 도움을 주었다.

면사무소는 올해 자활 근로사업으로 재배한 고추와 콩을 판 돈 200만원을 보탰고 순천라이온즈클럽과 청년회 등이 180만원, 순천시가 집 수리 보조비로 86만원, 인근 사찰 다연사에서 80만원을 각각 부담했다.

마을 주민들은 인건비를 아끼기 위해 매일 돌아가며 집짓기 울력에 참여하고 있다.

마을 이장 이정화씨(60)는 “시에서 영세민 보호 차원에서 보수비 지원을 결정했으나 보수로만 끝낼 사정이 아니어서 주민들과 함께 새로 집을 지어주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달 말 방 2칸과 부엌이 딸린 벽돌 스레트(11평)집에 입주하게 되는 신씨는 “중학교에 다니는 1남1녀의 자녀들과 함께 따듯한 겨울을 보내게 돼 너무나 기쁘다”고 말했다.

순천〓정승호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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