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歸農가구 다시 떠난다

  • 입력 2002년 12월 15일 19시 36분


귀농인들이 다시 농촌을 등지고 있다.

농산물 수입개방에다 지난해부터 영농창업자금 지원마저 끊기면서 농촌에 뿌리를 내리지 못한 귀농인들이 도시로 빠져나가고 있다.

15일 전남도에 따르면 1990년부터 97년까지 8년 동안 740가구에 머물던 귀농 가구가 국제통화기금(IMF)체제가 시작된 98년과 99년에 각각 1636가구와 1048가구로 급증했다.

그러나 2000년부터 귀농 가구가 줄기 시작해 2000년 230가구, 지난해 77가구, 올해는 10월 말 현재 55가구에 그쳤다.

반면 귀농 가구 중 다시 도시로 떠난 재이농 가구 비율은 98년과 99년 각각 8.9%(146가구)와 17%(182가구)에 불과했으나 지난해에는 46.7%(36가구), 올해는 귀농자의 절반이 넘는 67.2%(37가구)가 농촌을 등진 것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재이농 인구가 크게 늘고 있는 것은 수입개방 및 농산물 가격 하락에 따른 농업소득 감소와 귀농인에 지원 중단 등이 그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실제로 올해 재이농 가구에 대한 실태조사 결과 농업소득 감소에 따른 영농포기(16%)와 도시취업(16%)이 주요 원인으로 꼽혔다.

전국농민회총연맹 광주전남연맹 관계자는 “농림부가 98년부터 귀농인을 대상으로 연리 3%로 5000만원까지 지원해오던 것을 지난해부터 중단한 것도 있지만 귀농인들이 농수산물 시장 개방으로 귀농 당시의 꿈을 이룰 수 없다고 판단한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전남도는 귀농인들의 ‘탈(脫)농촌’ 현상이 농촌인구 감소세를 부추기는 등 부작용이 적지 않아 귀농인에 대한 영농자금 지원 확대 등 대책을 농림부에 건의할 방침이다.

광주〓정승호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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