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여론광장]최정숙 해반갤러리 관장

  • 입력 2002년 12월 10일 17시 40분


인천시에 문화예술의 기반시설이 부족하다는 얘기는 수 차례 신문 지상에 보도됐다. 아직 전국 7대 도시 중 최하위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인천지역 미술인들은 ‘인천 시립미술관’ 건립을 요구해왔다. 지난해 토론회를 열고 인천시의 협조를 요청했지만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인천시는 “외국 투자회사가 송도신도시에 미술관을 지을 계획”이라며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올 봄부터 인천항 인근지역에 산재한 창고들을 문화공간으로 단장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했다.

인천시는 중구 해안동 1가의 일제시대 벽돌 부두창고를 개조해 전시 공간과 창작실을 만드는 도시계획안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시민과 전문가들의 의견을 반영하지 않은 채 진행돼 아쉬움이 남는다.

시민단체들은 옛 도심인 중구 지역에 남아 있는 근대 건축물을 보존하고 자유공원과 차이나타운를 활성화할 것을 계속 주장해 왔다. 특히 개항기 곡물창고로 쓰였던 벽돌 창고를 리모델링해 ‘컨템포러리 미술관’으로 만들 것을 건의했다.

도시 환경과 불가분의 관계가 있는 미술공간 조성계획은 탁상공론보다 시와 지역 전문가가 참여하는 공동 프로젝트를 통해 추진하는 게 바람직하다.

외국의 사례도 있다. 영국 런던 템즈강 유역의 밀뱅크지역에는 ‘테이트 갤러리’가 있다. 화력발전소를 개조한 것으로 굴뚝이 그대로 남아있지만 현대미술관으로서 명성을 날리고 있다. 또 기차역과 호텔로 사용되던 세느강변의 건물을 7년에 걸쳐 개조한 프랑스 파리의 ‘오르세 미술관’은 많은 관광객이 찾고 있다.

최근 국내 기업들도 지역사회의 주민을 위해 낡은 건물을 사들여 미술관으로 만들고 있다. 중구 해안동에 건립될 미술 문화시설은 바다와 접한 수변공간이어서 시민과 관광객이 즐겨 찾을 것이다.

인천시의회가 문화시설 건립을 위한 예산안에 대해 심의하고 있지만 매끄럽지 않다는 소리가 들린다.

공간이 없다고 빨리 만들어 달라는 얘기는 아니다. 제대로 설계하고 운영할 수 있는 시스템까지 만들어 세금이 낭비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해반갤러리 관장

haeban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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