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F1 자동차경주 유치 추진 논란

  • 입력 2002년 11월 21일 18시 45분


경남도가 1999년부터 매년 창원에서 열고있는 ‘포뮬러3(F3) 국제자동차경주대회’에 대한 예산낭비 등 비판여론이 많은데도 이 보다 규모가 훨씬 큰 ‘F1대회’의 유치를 추진하기로 해 논란을 빚고 있다.

김혁규(金爀珪)경남도지사는 최근 “우리나라가 ‘세계3대 스포츠’ 가운데 월드컵과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개최한 만큼 나머지 F1 대회도 유치할 필요가 있다”며 “중앙정부와 협의해 대회 유치를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도는 국제자동차연맹과 내년까지 5년간 개최키로 한 F3 대회를 연장하면서 F1 대회 유치를 위한 방안을 찾겠다는 구상이다. 경주장 위치는 거가대교와 장목관광단지 건설 등으로 여건이 좋은 거제를 후보지로 상정하고 있다.

그러나 F1 대회의 유치에 부정적인 시각도 만만치 않다.

우선 전용 경주장 건설에만 최소 2000억원 이상이 필요해 투자비 회수 문제가 가장 큰 걸림돌로 꼽힌다.

또 말레이시아와 일본에 이어 중국이 2004년부터 7년간 ‘F1 그랑프리’를 상하이(上海)에서 개최키로 확정한 상태여서 대회 개최권 확보도 불투명한 상태다.

특히 F3 대회의 성과와 문제점에 대한 종합 평가도 없이 F3와 비교가 안될 정도로 규모가 큰 F1를 유치하려는 것은 즉흥적인 발상이라는 지적이다.

F1 대회를 유치하려다 무산된 전북도의 한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자동차 경주에 대한 관심이 높지 않은 편”이라며 “연 1회 3일간의 대회 개최를 위해 수천억원을 투자할 필요가 있는지는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지난 6·13 지방선거 당시 F3 대회에 대한 비판이 일자 “여론을 수렴해 계속 개최여부를 결정하겠다”고 약속했으나 아직까지 이를 지키지 않고 있다.

경남도청 공무원노조 홈페이지에는 최근 “전시성 행사의 표본인 F3 대회의 실패를 은폐하기 위해 F1 대회를 들고 나왔다”는 등의 비판적인 글이 잇따라 올랐다.

자동차의 엔진 배기량과 최고속도 등에 따라 대회 등급을 나뉘는 자동차경주대회의 경우 F3 대회는 엔진 배기량 2000㏄에 시속 300㎞이하, F1 대회는 3000㏄에 360㎞이하의 자동차를 대상으로 한다.

창원〓강정훈기자manma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