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입력 2002년 11월 20일 18시 11분
공유하기
글자크기 설정
19일 오후 인천 남구 관교초등학교 3학년 1반. 매주 한 차례 열리는 ‘재량활동’ 수업시간의 그리기 주제는 ‘우주 식당’이었다.
학생들은 주제가 발표되자 10분 가량 만다라 그림을 보면서 묵상(默想)하고 5∼10분간 주제에 대해 토론한 뒤 그림 그리기에 들어갔다.
만다라는 고대 인도어인 범어(梵語)로 ‘영원한 시간의 수레바퀴’라는 뜻. 라마 불교 스님들이 오색 돌가루로 만드는 작품이지만 이 학교에서는 그림 그리기에 앞서 학생들의 정신 집중을 위해 만다라 그림을 감상하도록 하고 있다.
최인혜양(9)은 ‘문어 가족’들이 별 요리를 먹는 모습을 그렸다. 최양이 그린 그림은 문어대장이 “맛있게 음식을 먹읍시다. 우하하”하고 말하면서 다른 문어들과 별을 먹는 내용이었다.
담임교사인 윤자완씨(30·여)는 “상상의 날개를 한없이 펼치는 아이들에게서 정말 엉뚱한 작품이 나오곤 한다”며 “학생들이 정규 수업보다 재량활동 시간을 더 좋아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제7차 교육과정에서 새로 도입된 재량활동수업은 2000년 3월 인천지역 초중고교에 적용됐다. 각 학교에서 1주일에 한 번씩 연간 68시간을 자율수업으로 진행하고 있으며 과목은 다양한 편이다.
다른 학교에서는 한문 컴퓨터 영어회화 체육 등을 채택하고 있지만 관교초등학교는 그림을 통해 학생들에게 창의력을 길러주고 있다.
관교초등학교는 최근 인천 남부교육청 학습결과물 전시회에서 재량활동 최우수상을 받았다. 전시한 창의력 교재는 ‘생각이 크는 나무’ 12권.
미술학원장인 김기희씨를 주축으로 인하대 국문과 김문창 교수, 노경래 관교초등학교 교장, 원용준 구본준 교사 등이 글을 쓰거나 감수했다. 이 책은 6월 인천시교육청으로부터 제2교과서 인정도서로 선정됐다.
이 책은 사랑, 미움, 슬픔, 기쁨, 아빠 냄새 등 다양한 주제를 통해 상상력을 동원한 그림을 그리도록 유도하고 있다. 각 주제는 유연성 독창성 정교성 등을 단계별로 나눠 각 학년 수준에 맞게 정해져 있다.
관교초등학교 외에 연수 석천 건지 등 인천지역의 다른 초등학교들도 이 책을 재량활동 수업 교재로 사용하고 있다.
박희제기자 min07@donga.com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