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노근리의 恨’ 연극 무대에 올린다

  • 입력 2002년 11월 17일 18시 56분


6.25 전쟁 당시 충북 영동에서 미군에 의해 저질러진 ‘노근리 민간인학살 사건’을 소재로 한 연극(제목 ‘노근리’)이 무대에 처음 올려진다.

청주지역 극단 새벽(대표 이광진)이 무대에 올리는 ‘노근리’에는 노근리 사건의 실상과 배경 그리고 한(恨)을 가슴에 품고 사는 유족들의 아픔이 표현된다.

이 연극은 노근리 미군민간인학살대책위원회 정구도 대변인이 쓴 ‘노근리를 말한다’를 원작으로 했다. 극단 새벽은 특히 올해 6월부터 피해자 유족들로부터 증언을 취재한 뒤 등장인물을 실명으로 표현하는 등 사실감을 극대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오랜 세월 학살의 아픔을 감추고 지내야 했던 주민들의 힘겨운 삶을 보여줄 것”으로 극단측은 기대하고 있다.

이 연극에서는 피해자 유족들의 힘겨운 진상 규명노력과 피해 보상에 미온적인 미국의 태도를 극명하게 대비할 것으로 알려졌다. .

20일 오전 11시와 오후 2시 영동난계국악당에서 공연되며 내년 초 청주와 각 대학 등에서 순회공연할 예정이다. 이 연극은 문화관광부와 영동군이 지원한다.

극단 새벽 관계자는 “미군에 의해 억울하게 숨진 주민들의 넋을 위로하고 사건 진상을 밝히는 데 조금이라도 보탬이 됐으면 하는 생각에 공연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노근리 사건’은 6.25 전쟁 발발직후인 1950년 7월 26일부터 27일 사이 북한군에 밀려 후퇴하던 미군이 충북 영동군 노근리에서 피난민 대열에 항공기 공중공격과 기관총 공격을 가해 2백여명 이상의 사상자를 낸 사건으로 1999년 9월29일 AP통신이 보도하면서 진상규명 작업이 본격화되고 있다.

청주〓장기우기자 straw8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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