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농협 2인조 총기강도

  • 입력 2002년 10월 11일 18시 23분


농협 내 폐쇄회로 TV에 잡힌 총기강도. 포천〓이훈구기자
농협 내 폐쇄회로 TV에 잡힌 총기강도. 포천〓이훈구기자
경기 포천의 농협에 소총을 든 강도가 침입해 현금 2500여만원을 털어 달아났다. 이 과정에서 범인은 농협 직원과 주민에게 총을 쏴 중상을 입혔다.

경찰은 범인 가운데 한 명이 스포츠형 머리에 군용 마스크를 착용했다는 목격자들의 진술에 따라 군인들의 소행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군 헌병대와 공조수사를 벌이고 있다.

▽사건 발생〓11일 오후 3시55분 경기 포천군 영북면 운천리 영북농협에 K1 소총으로 추정되는 총을 들고 얼굴 전체를 가리는 군용 마스크를 쓴 강도 한 명이 후문으로 침입했다.

범인은 직원 7명과 고객 10여명에게 총을 겨누며 “꼼짝마”라고 소리친 뒤 창구 직원 이모씨(34·여)에게 학생용 가방을 건네며 돈을 담을 것을 요구했다.

범인은 이씨가 머뭇거리자 실탄 1발을 천장에 쏜 뒤 다른 직원들에게 돈을 담을 것을 요구했다. 범인은 직원들이 현금 2500여만원을 가방에 담아 건네자 다시 천장에 실탄 3발을 쏘면서 5분 만에 후문으로 빠져나갔다.

이때 주민 조명식씨(42)가 후문 밖에서 마주친 강도를 붙잡으려다 범인이 쏜 실탄에 복부를 맞았으며 뒤따라 나와 범인을 쫓던 농협 이철의 과장(45)도 어깨에 총상을 입었다.

이어 범인은 연막탄 한 발을 터뜨린 뒤 공범 한 명이 대기시켜 놓은 흰색 뉴EF쏘나타를 타고 달아났다. 차량 번호판은 ‘1785호’라고 쓰인 종이로 가려져 있었다.

▽경찰 수사〓경찰은 현장에서 실탄 1개와 탄피 6개, 연막탄피 등을 수거했으며 탄피에 쓰인 고유번호를 통해 총탄의 유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또 농협 폐쇄회로TV(CCTV)에 찍힌 장면을 통해 범인의 인상착의를 분석하고 있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농협에 침입한 키 170∼175㎝의 범인은 노란 티셔츠와 검정 바지를 입고 흰색 운동화를 신었으며 승용차에 있던 공범은 스포츠형 머리에 군복 차림이었다.

범인들이 사용한 소총은 개머리판이 없고 휴대가 간편해 군 특수부대원이나 무전병, 장교 등이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군과 함께 도주 차량을 쫓는 한편 주요 도로에서 검문검색을 강화하고 있다.

포천〓이동영기자 argus@donga.com

포천〓민동용기자 mindy@donga.com

수원〓남경현기자 bibul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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