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돌리는 홍업씨의 친구들…김성환-이거성씨 떠넘기기 진술

  • 입력 2002년 9월 13일 18시 20분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차남 홍업(弘業)씨와 김성환씨 등 이른바 ‘측근 3인방’의 대립이 법정에서 깊어지고 있다.

한때 절친한 친구 사이로 룸살롱 등에 함께 다녔던 이들은 13일 열린 3차 공판에서 엇갈린 진술을 하며 등을 돌렸다.

서울지법 형사합의22부(김상균·金庠均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날 공판에서 김성환씨는 “한때 홍업씨와 친한 사이였지만 대선 이후 신분이 달라지면서 공식적인 자리에서는 홍업씨에게 예의를 갖추기 시작했다”며 “호칭도 ‘김 회장님’ 등으로 바뀌었고 중요 사안도 정기적으로 보고했다”고 진술했다.

김씨는 또 “이른바 ‘활동비’라고 불리는 돈은 수억원에 이르는 경우가 많아 정상적인 수입으로는 조달이 불가능했기 때문에 민원 청탁과 함께 돈을 받았다”며 “홍업씨도 이를 알고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씨는 “홍업씨 바로 옆에 앉아서 그런 진술을 하는 것이 부담스러우냐”는 검사의 질문에 “아무래도 다 친구들인데…”라며 말꼬리를 흐렸다.

한편 홍업씨의 측근 이거성씨는 “노란 종이박스에 1억원을 넣어 김성환에게 직접 전달한 적이 있다”며 돈을 받은 사실이 없다는 김씨의 주장을 반박했다. 이날 공판에는 S판지 유모 부사장이 증인으로 출석해 “98년과 2000년 1억원씩이 든 통장을 도장과 함께 홍업씨에게 전달했지만 대통령 아들로서 쓰임새가 많다고 생각해서 줬을 뿐”이라고 진술했다.

이정은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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