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주5일제 정부案 결코 수용못해”

  • 입력 2002년 9월 12일 21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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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유상부 포스코 회장, 이건희 회장, 김각중 회장, 강신호 동아제약 회장, 손길승 SK그룹 회장,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 원대연기자
왼쪽부터 유상부 포스코 회장, 이건희 회장, 김각중 회장, 강신호 동아제약 회장, 손길승 SK그룹 회장,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 원대연기자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정부의 주5일 근무제 도입안에 대해 강한 반대의 뜻을 밝혔다.

전경련은 12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김각중(金珏中) 전경련 회장과 이건희(李健熙) 삼성그룹 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회장단 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발표문을 채택했다.

전경련 회장단은 발표문에서 “정부의 주5일 근무제 입법예고안은 기업의 현실에 크게 미흡해 수정 보완책이 강구되지 않는 한 결코 수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서 “주5일 근무제는 한국의 경제여건상 여전히 시기상조지만 굳이 도입하려 한다면 기업의 경쟁력과 경제에 미치는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는 안으로 추진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손병두(孫炳斗) 전경련 부회장은 “주5일 근무제를 도입하려면 일본에 비해 일주일이나 많은 연중 휴가일수를 줄이고 선진국보다 많은 공휴일 수도 조정해야 한다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전경련은 또 주5일 근무제 도입의 전제조건으로 △일요일을 무급휴일로 바꿀 것 △폐지되는 유급생리휴가와 연월차 휴가의 임금을 보전하지 않을 것 △탄력적 근로시간제와 초과근로 할증률에 국제기준을 적용할 것 등을 꼽았다.

전경련은 또 주5일 근무제가 도입됐을 때 타격이 클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대책을 마련해야 하며 기업의 규모별, 업종별 특성을 고려해 제도를 단계적으로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전경련 회장단은 현재의 경기상황과 관련, “한국경제가 민간소비의 증가와 중국, 동남아 등 제3시장에 대한 수출증대로 내수와 수출이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으나 투자는 미국경제의 회복세 둔화 등으로 위축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임박한 미국의 대(對) 이라크 전쟁에 따른 유가인상 등이 경제에 미칠 영향을 줄이기 위한 비상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날 회장단 회의에는 손길승(孫吉丞) SK 회장, 강신호(姜信浩) 동아제약 회장, 조양호(趙亮鎬) 대한항공 회장, 유상부(劉常夫) 포스코 회장, 이용태(李龍兌) 삼보컴퓨터 회장, 이웅렬(李雄烈) 코오롱 회장, 이준용(李埈鎔) 대림산업 회장, 유진(柳津) 풍산 회장, 김윤(金鈗) 삼양사 부회장 등이 참석했다.

박중현기자 sanju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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