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총련 전향적 판단을" 임종석의원 옹호성 발언

  • 입력 2002년 9월 9일 23시 22분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한총련)에 대한 이적성 문제를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한 국회의원 등이 한총련을 옹호하는 발언을 해 재판 결과가 주목된다.

9일 광주지법에서 제2형사부(재판장 선재성·宣在星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제10기 한총련 의장 김형주씨(25·전남대 법학4)에 대한 공판에서 국회의원인 임종석(任鍾晳) 전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3기 의장과 성공회대 조희연 교수가 증인으로 참석했다.

두 사람은 이날 80년대 사회과학계에서 널리 회자된 사회구성체이론과 전대협의 강령 등을 거론하며 한총련에 대한 이적 규정의 부당성을 주장했다.

조 교수는 연방제와 통일에 대한 주장이 북한의 주장에 동조한 것이냐는 변호인의 질문에 대해 “그렇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사용된 용어가 유사한 경우는 있지만 다양한 시각이 존재하는 개방된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조 교수는 “설사 한총련 내부에 친북성을 띤 그룹이 있다 할지라도 직접선거로 뽑힌 학생들의 대표기구인 한총련 전체를 이적으로 규정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또 임 의원은 “전대협이 민주화 열기 속에서 국민적 지지를 얻었다면, 한총련은 1996년 연세대 사태 이후 공안정국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국민의 관심에서 밀려나 있을 때 이적단체로 규정됐다”고 증언했다.

임 의원은 증언을 마친 뒤 “남북간의 교류 확대 등 시대상황은 멀찌감치 앞서가고 있는데 과거의 잣대로 재단한다면 민주주의가 후퇴하는 것”이라며 “이번 재판부가 시대변화에 맞는 미래지향적 시각으로 전향적 판단을 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날 공판에서 선 부장판사는 “재판부는 미군철수 등이 북한과 같은 주장이라고 이적으로 규정하지는 않는다”며 “종합적으로 판단해 이들의 행동이 북한을 이롭게 할 생각을 갖고 있었는지를 판단의 기준으로 삼을 것”이라고 밝혔다.

광주〓김 권기자 goqud@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