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간부들 1조원대 불법대출,유용

  • 입력 2002년 9월 9일 15시 07분


㈜쌍용의 무역금융 대출사기 사건을 수사중인 부산지검 특수부(문규상·文奎湘 부장검사)는 수출관련 서류를 허위로 작성해 6개 은행에서 무역금융을 지원받아 유용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로 ㈜쌍용 부산지점 관리부장 이모씨(41)를 구속하고 영업차장 심모씨(40)를 수배했다고 9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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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에 따르면 고교 선후배 사이인 이들은 7월 2일 거래업체인 S사에서 상품을 매입한 것처럼 수출신용장을 위조한 뒤 조흥은행에 제출해 14억여원의 무역금융을 지원받아 빼돌리는 등 같은 달 10일까지 모두 145억여원을 유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조사 결과 이들은 89년부터 지금까지 13년간 회사 직인을 도용해 신용장과 선적서류 등을 가짜로 작성한 뒤 조흥은행, 우리은행, 제일은행, 국민은행, 기업은행, 대구은행 등 부산과 대구지역 6개 은행의 7개 지점에서 443차례에 걸쳐 모두 1조원의 무역금융을 불법지원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89년 거래 신발업체의 제품을 수출하기로 계약을 맺고 은행으로부터 무역금융을 받았으나 거래업체의 부도로 수출을 할 수 없게 되면서 은행의 상환압력을 받게되자 허위서류로 무역금융을 대출받아 다른 대출을 메우는 방법을 되풀이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같은 무역사기에 의한 대출잔액은 현재 1137억원에 이르지만 검찰의 조사가 진행됨에 따라 피해액은 훨씬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대출사기 사건에 ㈜쌍용의 경영진과 거래 은행의 간부들도 개입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부산=석동빈기자 mobid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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