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탕인 줄 알았는데 수입동태탕… 유명 전문점 6곳적발

  • 입력 2002년 9월 4일 18시 25분


뉴질랜드와 중국, 러시아 등에서 수입한 값싼 동태 내장을 사용해 만든 ‘동태 내장탕’을 대구 내장탕이라고 속여 팔아온 서울 시내 유명 대구탕 전문점 6곳이 경찰에 적발됐다.

경찰청은 서울 용산구 W대구탕 업주 손모씨(33)와 J대구탕 업주 백모씨(30) 등 2명에 대해 5일 사기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또 서울 용산구 C대구탕 업주 신모씨(43·여) 등 4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손씨는 2000년 7월부터 지금까지 대구 내장(㎏당 8000원)보다 값이 싼 뉴질랜드와 중국산 수입 명태 내장(㎏당 3000원) 1만9920㎏을 구입해 대구탕을 만들어 하루 평균 83명에게 1인분에 6000원씩 판매해 2억2400여만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다.

백씨도 같은 수법으로 1998년 7월부터 지금까지 뉴질랜드와 러시아로부터 수입한 2만4192㎏의 수입 명태 내장을 사들여 하루 평균 50명에게 1인분에 6000원을 받고 팔아 모두 2억2000여만원의 부당이득을 얻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동태 내장과 대구 내장은 맛으로는 구별하기가 힘들지만 동태 내장이 대구 내장보다 크기가 훨씬 작다”며 “이번에 적발된 업소들은 20년 이상 대구탕 전문점으로 대를 이어 영업을 해온 유명 음식점들”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국내에서 생산되는 대구가 연간 1만여마리에 불과하고 가격이 비싸 전국적으로 500여개에 이르는 대구탕 전문점의 상당수가 값이 싼 수입 명태 내장을 쓰고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이 훈기자 dreamlan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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