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인천은 지금‘인권주간’

  • 입력 2002년 9월 4일 00시 46분


인천지역 시민사회단체 등이 민주열사 추모제와 ‘인권 영화제’ 등 인권과 관련된 행사를 잇따라 개최한다.

1970∼1980년대 인천지역에서 민주화운동을 벌이다 숨졌으나 장례식도 제대로 치르지 못한 이들을 기리는 ‘2002 인천지역 민족 민주열사 합동추모제’가 4일 오후 5시반 인천 남구 주안동 시민공원(옛 시민회관)에서 열린다. 민주화운동정신계승 인천연대가 주관한다.

추모 대상인물은 현재 대통령 직속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에서 조사를 벌이고 있는 정성희씨(1962년 출생) 등 4명을 포함한 46명. 인천 출신으로 시위 선동 혐의로 강제 징집된 정씨는 1982년 7월 23일 근무하던 비무장지대 초소에서 총에 맞아 숨진 채 발견됐다.

또 인천민예총, 천주교 인천교구 정의평화위원회, 대우자동차영상패, 해반문화사랑회 등 10여개 단체들로 구성된 ‘인천인권영화제 조직위원회’는 10∼15일 인천종합문예회관 등에서 세계 7개국에서 출품한 19편의 인권을 주제로 한 비(非) 상업적 영화를 무료 상영한다.

▽합동 추모제〓추모제가 열리는 시민공원은 1986년 수만명의 시민들이 모여 ‘호헌 철폐’ 등을 외쳤던 ‘5·3 인천사태’의 현장. 당시 사무직 근로자 등 일반 시민들도 대거 참가했는데 시위를 주도한 상당수 사람들이 구속 수감됐다.

이번 행사의 추모위원은 김병상 신부와 인하대 홍재웅 교수, 선일 스님, 최세웅 목사, 문병호 변호사, 염성태 민주노총 인천본부장 등 340여명이다.

이들은 노동, 학생, 빈민 운동 등을 벌이다 의문사를 당하거나 분신, 투신 등으로 숨진 46명을 ‘민족 민주열사’로 선정해 합동추모제를 열기로 지난달 20일경 결정했다.

추모제준비위원회(032-426-1055)의 정동근 집행위원장은 “인천 출신의 민주열사들을 추가로 찾아 매년 이같은 행사를 가질 계획”이라며 “시민공원을 민주화공원으로 지정하는 것 등의 기념사업을 벌여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인권영화제〓인천인권영화제 조직위(www.inhuriff.org·032-761-0861)는 지난해 미국의 세계무역센터가 붕괴되는 9·11 테러의 상흔을 잊지 말자는 취지에서 이번 제7회 인권영화제의 주제를 ‘전쟁’으로 정했다.

조직위측은 “9·11 테러로 촉발된 ‘전쟁의 광풍’은 여전히 사그러들 줄 모르고 인류의 삶과 평화를 위협하고 있다”며 “세계평화라는 미명 아래 자행되는 전쟁의 실상을 영상을 통해 펼쳐보이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개막작은 20세기 마지막 독립국가인 동티모르의 자유를 위해 투쟁했던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호세 라모스 호르타를 그린 호주 영화 ‘외교관’.

9·11 테러를 소재로 한 미국의 다큐멘터리 영화 ‘9·11’를 비롯해 네덜란드와 유고 등에서 제작된 전쟁 및 인권영화가 상영된다.

한국에서는 외환위기로 인한 구조조정의 아픔 등을 묘사한 대우자동차 영상패의 ‘일어서는 겨울’과 새만금 간척 사업을 반대하는 사람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어부로 살고 싶다’ 등의 다큐멘터리 영화가 선보인다.

이들 영화는 영화제기간 동안 오후 2∼9시반 인천 남동구 구월동 인천종합문예회관내 소극장, 야외공연장, 국제회의장, 인천 중구 신포동 신포시장 건너편의 ‘가온누리’ 소극장 등에서 하루 5∼8편씩 무료로 상영된다.박희제기자 min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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