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충남道 꽃박람회 이익금 ‘흥청망청’

  • 입력 2002년 8월 30일 18시 45분


충남도가 안면도 국제 꽃 박람회 개최 이후 현지 주민들과의 민원 해결 약속은 지키지 않은 채 직원들의 해외 위로여행 등에 마구 돈을 낭비해 비난을 사고 있다.

도는 4월 26일부터 5월 19일까지 태안군 안면읍 승언리 일원에서 열린 국제 꽃 박람회에 관람객이 예상인원(72만명)보다 두 배 이상 몰리고 170억원의 흑자까지 기록하자 공무원들 위주로만 위로여행 등 자축행사를 가졌다.

도는 우선 지난달 16일부터 이달 말까지 네차례로 나눠 박람회 파견 공무원 82명에 대해4박 5일 일정으로 중국 또는 동남아 등지로 위로여행을 보내고 있다. 이번 해외여행에는 박람회 이익금 가운데 1억원 가량의 예산이 들어갔다.

도는 또 박람회의 감동과 환희를 영원히 간직해야 한다며 1억원을 들여 권당 6만원 짜리 초호화판 화보집(253쪽) 1700부를 만들어 정부 관련부처 등에 무료로 배포했다.

반면 국제 꽃 박람회 행사를 성공적으로 치르기 위해 각종 생활 불편을 참아가며 청소와 교통안내 등 자원봉사 활동까지 벌였던 안면도 주민들은 허탈과 분노에 빠져있다.

상당수 민박집들은 외국인 손님을 맞을 환경을 갖춰달라는 도와 군의 주문대로 주택을 개조, 단장하느라 가구당 2500여만원씩을 투입했지만 정작 관람객의 대부분은 대기업이 운영하는 호텔 등에만 몰려 빚더미에 올랐다.

박람회장 인근 꽃지마을 민박집들의 경우 충남도가 꽃박람회 주차장∼롯데오션캐슬 구간의 1.5㎞ 도로(폭 12m)를 박람회장에 편입시켜 사용한 뒤 원상복구를 하지 않아 이번 여름에 해수욕객을 받지 못해 큰 손해를 봤다.

이 지역 주민 김모씨(49)는 “현재 도로 복구에 대해 조직위와 충남도 태안군이 서로 책임을 미루고 있다”며 “주민들의 민원은 아랑곳하지 않는 충남도가 위로여행 등으로 이익금을 흥청망청 쓰고 있다면 묵과할 수 없는 일”이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대전〓지명훈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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