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AG 서포터스가 北에 몰리는 까닭

  • 입력 2002년 8월 27일 20시 31분


정부의 지원부족과 국민의 관심저조로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부산 아시아경기대회가 막판에 북한의 참가라는 호재가 생기면서 대회의 성공적인 개회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 서해교전으로 해군 장병들이 숨지는 불상사가 발생했는데도 불구하고 ‘통일’이라는 민족적인 염원 아래 국민들은 북한의 참가를 환영했으며 남북화해의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각 기업체와 단체 등이 경쟁적으로 북한팀의 서포터스를 자원하면서 ‘통일’이라는 화두가 혹시라도 상업적인 목적으로 변질하지나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아시안게임에 참여하는 43개국 중 북한을 제외한 나머지 국가의 서포터스는 자발적으로 지원하는 업체나 단체가 부족해 서포터스 구성을 책임지고 있는 부산시가 1만명의 ‘응원 부대’를 모으느라 상당히 애를 먹었다.

부산시는 서포터스를 지원할 재원이 부족하기 때문에 자비로 응원비용을 부담할 수 있는 기업체를 모집할 수 밖에 없었고 일부 업체에게 서포터스의 참여를 사정하기도 했다.

그러나 북한팀의 서포터스는 모집을 하지 않았는데도 수 많은 기업체와 단체들이 서포터스를 자원하고 나서 큰 대조를 이뤘다.

물론 북한팀을 지원하겠다는 순수한 의도도 많았겠지만 일부는 기업과 단체의 홍보라는 상업적인 목적이 있음을 부인할 수 없었다.

서포터스 구성에 어려움을 겪었던 부산시 관계자들은 북한팀의 서포터스를 자원하는 기업과 단체가 너무 많아 아시안게임 공식후원업체와 이북5도 연합회, 기독교계 자원봉사자 등으로 엄격히 자격기준을 제한했다. 이에 따라 2000명으로 북한 서포터스를 구성하고 기업체나 단체 홍보를 목적으로 북한 서포터스를 자원한 경우는 모두 거절했다.

앞으로 북한과 교류가 급속히 확대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통일’이 상업적이나 순수하지 않은 목적으로 활용되지 않도록 하는 사회적인 분위기 조성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부산에서>부산〓석동빈기자mobid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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