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張서리 매경서 빌린 돈 이자는 한푼도 안냈다"

  • 입력 2002년 8월 23일 18시 12분


장대환(張大煥) 국무총리서리가 매일경제신문 사장으로 있으면서 2000년 1월∼2001년 6월 4차례에 걸쳐 회사에서 임원대여금 형태로 대출받은 총 23억9000만원에 대해 이자를 전혀 내지 않았다는 의혹이 23일 제기됐다. 이에 앞서 매경측은 이 날짜 신문에서 “장 총리서리의 임원대여금에는 세법에 정한 이자율이 적용됐다”고 해명했다.

국회 인사청문특위의 한나라당 엄호성(嚴虎聲) 의원은 이날 “장 총리서리의 통장 사본에는 장 총리서리가 2000년 1월 회사에서 5억5000만원을 대출받은 이래 한번도 회사에 이자를 지급했다는 기록이 없다”며 “장 총리서리가 아예 이자를 지불하지 않았거나 무이자 대출 등의 특혜를 받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엄 의원측은 “매경에 장 총리서리 대여금에 적용된 이자율과 이자액, 이자 지불방법 등에 관해 문의한 뒤 결산서와 세무조정계산서를 제출해 달라고 요구했으나, 매경측은 내용을 밝히지 않은 채 ‘서류 제출을 거부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매경측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장 총리서리가 지불한 이자는) 결산서에 이자 수입으로 잡혀 있다. 하지만 그이상은 말할 수 없으며 장 총리서리가 직접 청문회에서 해명할 것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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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장 총리서리가 3월 7일 매경의 정기예금을 담보로 우리은행에서 23억9000만원을 대출받아 회사에서 빌린 돈을 갚은 뒤에는 장 총리서리의 통장에서 매월 1200여만원의 은행 이자가 빠져나간 사실이 기록돼 있다.

또 인사청문특위의 한나라당 이원형(李源炯) 의원은 보도자료를 내고 “2000∼2001 매경 회계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매경은 2000년 서울 오금동 대지와 사옥을 담보로 각각 159억7204만원(조흥은행)과 170억원(국민은행)을 대출받았다”며 “이는 장부가액 26억240만원과 7억471만원에 비해 각각 6배와 24배에 이르는 액수이다”며 특혜 대출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매경은 “오금동 대지와 사옥뿐만 아니라 서울 중구 필동1가 51의 매경 구사옥 대지와 건물, 필동1가 30의 신사옥 대지 등을 포괄담보로 제공해 대출금보다 많은 담보를 설정하고 대출받은 것”이라면서 “장 총리서리는 회사의 정식 결재를 거쳐 결정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장 총리서리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아들(21·미국 유학 중)과 딸(19·대학 2년)이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직전에 이들의 주민등록을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으로 옮긴 것과 관련해 “제가 잘못했다”며 위장전입 사실을 처음으로 시인했다.

그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그 문제는 맹모삼천지교(孟母三遷之敎)라고 이해해 달라. 잘 따져보지 않고 (아이들을) 좋은 곳에서 교육시키고 싶은 마음이 앞선 것 같다”고 말했다.이종훈기자 taylor55@donga.com

김승련기자 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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