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무인도 ‘생태 파괴범’ 토끼-염소 잡는다

  • 입력 2002년 7월 17일 18시 56분


천연보호구역으로 지정된 제주 서귀포시 무인도에서 대대적인 토끼와 염소 포획작업이 펼쳐진다.

서귀포시는 무인도인 문섬 범섬에 서식하는 토끼와 염소가 식물생태계를 훼손하고 있다는 지적에 따라 문화재청의 허가를 받아 11월부터 소탕작전을 벌이기로 했다고 17일 밝혔다.

문섬(2만9000평)에는 6년 전 주민이 방사한 앙고라 품종의 집토끼가 급속히 번식해 현재 300여마리가 서식하는 것으로 조사됐으며 범섬(2만5000평)에는 토끼 200여마리, 염소 30여마리가 살고 있다.

야생으로 변한 토끼들은 섬에 자생하는 병풀 아옥메풀 등 부드러운 식물을 뜯어 먹고, 염소는 늦가을부터 초봄까지 상록활엽수의 줄기와 뿌리 등에 해를 입히는 등 식물생태계를 파괴하고 있다는 것.

서귀포시는 토끼와 염소를 잡기 위해 덫을 놓거나 전문 사냥꾼을 고용해 포획할 계획이다.

서귀포시 관계자는 “이번 소탕작전으로 토끼와 염소의 개체수가 줄면 자생식물 보호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섬에는 생달나무 소기나무 등 118종, 범섬에는 후박나무 박달목서 등 142종의 식물이 자생하는 등 남방계 생물종의 다양성을 대표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한국산 신종 식물이 발견될 가능성이 높아 2000년 7월 천연기념물 제421호로 지정됐다.

제주〓임재영기자 jy78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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