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량 무기부품 외국산 둔갑 납품 군수업자등 7명 적발

  • 입력 2002년 7월 11일 18시 36분


군함과 미사일 대포 등 핵심 군사장비에 외국산으로 둔갑한 중고부품이나 국내 무허가 업체에서 제작한 불량 부품이 납품돼 사용된 사실이 드러났다.

부산지검 외사부(정병두·鄭炳斗 부장검사)는 11일 국방부로부터 42억여원의 외국산 군수품 조달계약을 한 뒤 중고나 불법으로 제작된 국산부품을 납품하고 거액을 챙긴 혐의(사기 등)로 군수업자인 미국 뉴욕시 K사 대표 곽모씨(57)와 경기 성남시 K사 대표 이모씨(56) 등 4명을 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또 달아난 미국 로스앤젤레스 A사 대표 안모씨(56) 등을 지명수배하고 불법 군수품을 만든 부산 S사 대표 김모씨(43) 등 2명은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미국 시민권자인 곽씨는 2000년 12월 군함의 엔진부품인 일본산 크랭크축과 베어링 등 7억여원 상당의 군수품을 수입해 납품하기로 국방부와 계약한 뒤 부산 S사를 통해 불법 및 중고 엔진부품을 구입해 납품한 혐의다.

또 이씨는 2000년 9월 함포로 사용되는 오리콘대포의 부품과 탄약박스 등 33억5000여만원 상당의 부품을 수입해 납품키로 하고 경남 창원시의 한 기계부품 제작업체에서 이를 불법으로 제작해 미국산인 것처럼 속여 납품한 혐의다.

검찰 조사 결과 이들은 국내에서 확보한 불법 부품들을 일본이나 미국으로 보낸 뒤 다시 역수입하는 방법으로 원산지를 속였으며 최고 20배까지 폭리를 취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현재 납품된 부품들은 대부분 군부대에서 이미 사용되고 있으며 비상시 고장을 일으키거나 오작동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한편 검찰은 업자들이 가짜 부품을 납품하는 과정에 군 관계자들이 개입했을 것으로 보고 국방부에 수사를 의뢰했다.

부산〓석동빈기자 mobid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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